"항공권료 은행정산제도(BSP)는 관련업계 신뢰와 자동화를 촉진시켜 업무능률을 향상시키는 등 2년여 동안 괄목할 만한 발전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동제도가 애초부터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한 항공사들에 의해 도입된 것으로 항공사들이 대부분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어 항공사에 비해 대리점들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4백여 개의 가입대리점들이 BSP센터를 통해 입금하는 항공권판매대금을 가만히 앉아서 모두 받을 수 있게 된 반면 대리점 사정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월 2회 결제 벅차
기 대리점의 한 간부는 시장여건은 미숙하고 BSP 필요성에 대한 관련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단계에서 대한항공 측의 일방적인 주도 하에 BSP가 시작된 것임을 환기시키면서 업계 전체라기보다는 여행사만을 위한 제도라고 꼬집고 있다. BSP가 시행되면서 업무가 간소해지고 불출가능한 항공사 수가 늘어난 것 등은 부수적인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15일 단위로 한달에 두 번씩 결제되는 BSP입금기일을 매번 맞춰나가려면 이견 빠듯한게 아니다.」라는 것이 대리점측의 주장이다.
BSP로 인해 항공사와 대리점간의 돈 문제가 해결된 반면 대리점과 일반고객간의 관계는 무방비 상태라는 데에 대리점 측의 고충이 따르고 있다.
항공사에 거액의 담보를 제공하고 항공권을 받아와서 매 15일 단위로 판매대금을 결재해야 하지만 고객들로부터 제때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예전에 비해 장기 미수금 규모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신용이 정착되지 않은 우리사회에서 미수금 문제는 외상거래의 고질적인 병폐로 남아있다.
BSP를 잘 모르는 일반고객(주로 기업체나 단체)에게 기존 거래관행이 변화 됐음을 일일이 이해시키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 장기미수금을 줄이는 데에 나름대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상대방의 선처를 바라는 것말고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것이 대리점 측의 설명이다.
관여부분 한계 있다.
이에 대해 BSP사무국 측은 BSP가 항공사와 대리점간의 업무협조를 원활히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대리점과 일반 고객들과의 관계는 대리점들의 주도 하에 자체적으로 개선해야 할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항공사가 그 문제까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잘못됐던 거래관행이 있다면 BSP를 통해 바로 잡아감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항공사, 여행업계가 모두 편리해지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함을 물론 건전한 시장질서를 정착시켜 나가자는 데에 동제로의 취지가 담겨 있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또한 BSP사무국의 홍은설 국장은 「어느 한쪽의 선도적 역할보다는 동반자적인 입장에서 BSP를 운영하겠다」고 말하고 「항공사의 일방적인 독주를 지양하고 대리점측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다각적인 채널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힘으로써 항공사 주도하의 운영방식을 탈피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항공사, 대리점, BSP 사무국간에 연대의식 고취로 상호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BSP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BSP사무국에서는 각종 의사결정 과정에 관광협회(KTA) 및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관계자의 자리를 마련하는 등 대리점측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수 있는 창구를 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리점 실무자들의 BSP사무국 측의 개선방안을 지면을 통해 문답식으로 연결하면 다음과 같다.
티켓공급 제한 말아야
▲안영남(서울항공 여행사 발권 담당) : 어느 정도의 담보가 필요하긴 하지만 BSP에 일단 가입만 하면 다양한 항공권을 수시로 발권할 수 있고 발권보고 절차도 간소해져 모두가 편한 것 같다. 항공사나 여행사가 다함께 참여해 자동화추세에 발맞춰 나가기를 바란다.
다만 모든 항공권의 자동발권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현금거래(ATR)티켓은 월·수·금으로 공급일이 제한돼 있는데 불시에 필요할 경우 티켓확보가 매우 어렵다. 완벽하게 자동 발권 시스템을 갖출 때까지 티켓 공급일을 자유롭게 해달라.
-BSP사무국 : 자동화는 항공사측에서 더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자동발권율을 높이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기술적인 문제다 걸림돌이 되고 있다.
관련업체와 계속 접촉, 협의 중에 있으므로 빠른 시일 안에 자동발권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티켓 공급일의 제한은 동제도 운영상 필요한 질서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다수의 질서유지를 위해 당분간만 참아달라.
▲김동헌(삼희관광경리부대리) : 방대한 분량의 판매보고서 작성업무가 BSP에 가입함으로써 매우 간단해졌다. 업무가 무척 간편해서 좋다.
그러나 판매보고에 비해 BSP청구서 도착이 너무 늦는 것 같다. 청구서 도착 후 송금마감일 까지는 2∼3일뿐 이어서 비용을 확보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최소한 5일전에 청구서를 보내달라.
또한 ADM과 ACM에 대한 명세서가 첨부돼 있지 않아 내역을 알 길이 없다. 적게는 5∼6건에서 많게는 10건까지 기록되는 데 매번 각 항공사별로 찾아가 명세서를 받아와야만 계산서를 끊을 수 있기 때문에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다. 명세서도 BSP센터에서 일괄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
-BSP사무국 : 자동발권율이 높아지면 청산기간이 단축될 것이다. 현재는 전국 각지에서 보고서가 올라오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처리, 정산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ADM, ACM 문제는 외환은행이 현재 감당할 만한 여력이 없으므로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다. 해결방안을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
▲박승용(아주관광 관리부주임) : 5월 1일자로 경리부에 발령을 받아 BSP를 담당하게 됐다. 부임직후 체계적으로 업무를 교육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무척 암담했다. 외환은행 BSP센터에 문의했으나 올해 안에는 교육계획이 없다는 매몰찬 대답뿐이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여행사 담당자를 통해 배웠다. 초임자를 위한 분기별 교육이 있어야 할 것이다.
또 외환은행 직원들이 너무 고자세다. 마치 대리점 담당자들 위에 군림하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BSP사무국 : 교육에 관한 문제라면 IATA사무국으로 연락하면 언제든지 친절하게 안내하겠다. 애타게 교육을 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태만한 사람도 많다. 지난 6월 30일 신용카드의 할부거래 및 정산제도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 자 있으나 3백명 가량의 교육대상자 중 참석자는 1백명에 불과했다. 교육이 부실하면 업무사의 실수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도 안타깝다. IATA와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 및 한국관광협회(KTA)가 공동 운영하는 정기적인 교육프로그램구상을 협의중이며 교육용 비디오 테이프 제작도 검토하고 있다.
이상 BSP실무자들의 의견과 BSP사무국의 개선방안 등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세부적인 사항을 지적하려면 이밖에도 많은 개선점이 노출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BSP가 어느 일방이 아닌 관련업계 모두를 위한 제도라는 데에 인식을 같이하는 일이다.
물론 지금까지 별무리 없이 진행돼 왔다. 그러나 앞으로 업계 전반적으로 능률을 향상시키는 BSP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서로간의 이해와 협조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항공사는 원칙론 적인 입장을 고수하기 보다는 대리점이 처한 현 상황을 인정하고 대리점측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대리점은 또한 항공사의 이해만을 바라기보다는 장기미수금 등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방안을 자체 모색함으로써 경영합리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기와 시작된 BSP가 여행업계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계도하는 역할을 충실히 담당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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