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본 제휴사인 트래블저널이 2017년 한국 여행업계 10대 뉴스를 뽑아달라고 요청했다. 여러 가지 이슈와 크고 작은 사건이 이어졌던 터라 나름 고민스러웠다. 그래도 ‘패키지여행 부활’을 꼽는 데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수치로 정확하게 증명할 수는 없지만 매년 ‘지는 해’ 취급을 받다가 2017년에는 주된 화두로 보란 듯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패키지여행에 대해 이것저것 묻고 실제로 떠나는 지인들이 부쩍 늘었고, 여행사들도 새로운 눈으로 패키지를 바라봤다. 인터파크투어는 패키지 강화에 나서겠다고 선언했고, e온누리여행사는 “패키지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트렌드”에 맞춰 첫 발을 내디뎠다. 이 정도면 10대 뉴스 자격이 충분하지 않겠는가.

TV프로그램의 효과가 컸다. 하나투어 협찬으로 탄생한 JTBC <뭉쳐야 뜬다>가 대표적이다. 연예인들이 패키지 여행상품으로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모습을 담는다. 여행목적지가 아니라 패키지라는 여행의 방식에 더 무게중심을 둬 차별화는 물론 신선함을 더한 게 인기요소다. 패키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고 관심을 높이는 데 공을 세운 것은 물론이다.

아쉬움은 있다. 패키지상품이 재조명을 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해외 패키지상품에 국한된 얘기다. 국내 패키지는 다시 떠오르지 못한 채 올해도 계속 지기만 했다. 그래서였을까, 모 국내전문 여행사 대표는 만나자마자 한숨부터 뱉었다. 기차상품이든 버스상품이든 국내 패키지는 갈수록 모객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있는 수요는 단 몇 천원에 이 여행사 저 여행사로 움직이는 탓에 가격을 제대로 매길 수 없고, 그래서 어렵사리 출발인원을 채운다 해도 수익은 보잘 것 없다고 했다. 아차 싶었다. 국내여행에서 ‘패키지 부활’은 그저 남의 얘기일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뭉뜬’도 그동안 해외 패키지 상품만을 다뤘다. 국내 패키지로 국내여행을 즐긴다면 어떨까? 분명 국내여행에 크든 작든 생기를 주리라! 19일 방영되는 뭉뜬 최초의 국내 패키지여행 이야기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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