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아웃·시장별로 희비 엇갈려…지나치면 모두에게 악영향 

거센 원화 강세(환율 하락) 바람에 여행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한 원화 강세 흐름이 새해 들어서는 더욱 거세졌다. 달러·엔화·위안화·유로화 등 주요 화폐 대비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각 화폐 대비 원화 환율도 일제히 하락했다. 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063.30원, 원/엔 환율은 100엔당 944.27원, 원/유로 환율은 1,278.83원, 원/위안화 환율은 163.7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정부 당국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견제했지만 환율 급락세를 막지는 못했다.

환율은 여행수요에는 물론 여행업계 내 정산 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행업계도 환율 추이를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환율 하락은 아웃바운드 시장에 긍정적이고 인바운드 부문에는 부정적이기 때문에 당장 인·아웃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일본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100엔당 1,000원 선이 무너지더니 새해에는 하락속도를 더해 950원 밑으로까지 급락했다. “저렴하게 일본 여행할 수 있는 기회다”라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봇물을 이루면서 일본 아웃바운드 부문은 반색했다. 그러잖아도 북한 리스크로 침체국면에 빠져있던 일본 인바운드 업계는 환율 하락 악재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면서 절망했다. 테러 여파로 침체기를 겪다가 2017년 다소 회복한 유럽 아웃바운드 시장 역시 환율 하락이 시장회복 기조를 지속하는 데 주된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순하지만은 않다. 환율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가 여행경기에 영향을 미쳐서다. 환율하락으로 단기적인 아웃바운드 여행수요가 증가할 수는 있겠지만, 지나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 실적 악화 등의 유탄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 역시 외화부채나 유류구매 비용 등에서는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아웃바운드는 물론 인바운드 수요 등 복합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친 환율 변동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4일 현재 여행업계는 일단 관망하고 있다. 비록 정부 당국이 적극적인 시장 개입 의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시장에만 맡긴 채 환율급락을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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