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02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2017년 방일 외국인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인 방문객 수도 새로운 기록을 썼다. 과연 일본여행 붐의 배경은 무엇이고 올해도 지속될 수 있을지 짚었다.  <편집자주>
 
-2,870만명 유치…2020년까지 4천만명 목표 
-항공증대에 프로모션, 한국인 800만명 겨눠
 
1964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지난 16일 2017년 방일 외래객 수가 2,869만900명으로 전년대비 19.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JNTO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4년 이래 최고 기록이다. 항공노선 확충, 크루즈선 기항 증가, 방일 사증완화 조치, 방일 프로모션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요인이 순풍으로 작용한 결과로 JNTO는 풀이했다. 일본은 지난해 5월부터 중국인을 대상으로 사증완화 조치를 취해 개별자유여행객(FIT) 증대를 꾀하는 등 다각적인 외래객 증대책을 펼쳤다. 
 
덕분에 한국과 중국 등 주요 20개 시장의 방일 외래객 수도 신기록을 썼다. 특히 한국·중국·타이완·홍콩 동아시아 4개국의 방일 외래객 수 합계는 2,129만2,000명으로 전년대비 21.9% 증가했다. 비중으로 따지면 전체의 70%에 달하는 점유율이다. 미국도 137만5,000명으로 방일 외국인 상위 5위 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단일 시장으로는 중국이 735만5,800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714만200명)이 그 뒤를 이었다. 한 시장의 연간 방일객 수가 7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이번에 한국과 중국이 처음이다. 성장률 측면에서는 러시아가 전년대비 40.8%로 한국(40.3%)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한국은 방문객 수와 성장률 측면에서 모두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인 700만명 돌파, 200만명↑
 
한국 아웃바운드 측면에서도 여태까지 한국인 방문객 수가 700만명을 돌파한 것은 일본이 처음이다. 일본에 이은 제2의 여행목적지 중국의 경우 2016년 476만명 수준에 머물렀고 지난해에는 ‘사드 갈등’으로 이보다 더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는 2016년 최초로 5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일 년 사이에 700만명 선도 넘어섰다. 일 년 사이에 무려 200만명을 늘릴 셈이다. JNTO는 “한국인의 해외여행 증가, 저비용항공사(LCC) 신규취항 등에 따른 좌석공급량 증대 등을 배경으로 매월 40~60만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12월의 경우 한국인 방문자 수는 67만8,900명으로 단월 기준으로는 신기록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향후 추가 확대 가능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JNTO의 적극적인 한국인 유치 프로모션의 효과도 컸다. JNTO는 ‘나답게 더, 일본에서 더’를 콘셉트로 세대별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일본여행을 제안했으며, 유튜브와 각종 SNS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지난해 스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활용해 일본 각지를 홍보했으며, ‘막례답게 더, 일본에서 더’ 유튜브 영상은 이색 마케팅으로 언론에서 소개했을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TV프로그램 활용에도 적극적이었다. <비정상회담>과 <뭉쳐야 뜬다>를 통해 일본여행의 재미를 선사했고, 영화평론가 허지웅의 일본여행기를 한 편의 영화처럼 그리기도 했다. 여행사와의 공동 캠페인 등을 통해서도 소비자들의 일본여행 욕구를 자극하는 등 B2B 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
 
엔저 더해져 올해도 승승장구
 
한국과 중국 간의 사드 갈등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한 몫 했다. 각 항공사들은 막혀 버린 중국 하늘길 대신 일본과 동남아로 향했고, 항공공급량 증대에 맞춰 여행객들도 자연스레 늘었다. 실제로 일본은 중국을 제치고 2017/2018 동계 시즌(2017.10.29.~2018.3.24.) 항공공급량 1위 지역으로 부상했다. 중국 노선 운항횟수는 주 1,051회로 지난해 동계시즌보다 주 203회 감소했지만, 일본 노선은 전년동계대비 주 1,087회로 전년보다 140회 늘며 최다 운항지가 됐다.   

2018년에도 한국인의 일본여행 붐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항공공급 확대와 소비자들의 선호도 증대 등 기존의 긍정적 요소에 더해 최근에는 엔화 약세 현상도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원엔 환율은 2017년 4월14일 100엔당 1,051원 수준에 달했지만 10월 들어 100엔당 1,000원 선이 무너지더니 1월5일에는 940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18일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960원대로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1,000원 선을 밑돌며 ‘엔저(엔화 약세)’ 형국에 머물고 있다. 올해 전반적으로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만큼 ‘엔저 원고’에 따른 한국인의 일본여행 선호 현상도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한-중 관광교류가 정상화되면 그동안 일본이 얻었던 반사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올해는 방일 한국인 수가 800만명 선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도 아직 새해 사업계획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800만명 유치를 겨누고 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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