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원빈과 이나영이 결혼한 곳, <삼시세끼>와<태양의 후예>를 촬영한 곳 등  요즈음 정선은 세간의 관심 한 가운데에 있다.  아리랑으로 대표됐던 정선이 여러 타이틀을 얻게 된 것엔 그 이유가 있음이 분명하다.  고개를 넘어넘어 가는 동안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고요한 풍경,  그리고 당신을 쉴 틈 없이 즐겁게 할 액티비티까지 정선에 다 있다. 
 

 
천천히 음미하는 풍경, 정선 아리랑열차
 
‘탁’ 잘 익은 계란을 깨서 한 입에 쏙, 오물오물 으깨고 사이다를 한 모금. 역시 기차여행에는 계란과 사이다의 조합이 최고더랬다. 청량리를 출발해 정선, 아우라지역을 왕복하는 정선 아리랑열차(A-Train)는 옛 추억을 자연스레 되살린다. 느릿한 속도와 넓은 통창을 넘어 쏟아지는 강원도의 풍경 덕분이다. 지난 2015년 1월 관광열차로 첫 선을 보인 아리랑열차는 정선을 ‘가기 쉬운’ 여행지로 만드는데 일조했다. 물론 정선행 열차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관광열차’란 이름을 얻고 새로운 디자인을 입으면서 ‘생활’보다 ‘여행’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주말 객차 안을 가득 채운 여행객들은 의자를 마주보게 돌려놓고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웠다. 정선까지 4시간여를 달리는 아리랑열차의 백미는 예미에서 ‘민둥산’역까지 구간이다. 기찻길 왼편으로 협곡이 펼쳐지는데, 총 7개 터널을 지나는 동안 순간포착을 해야 한다. 아찔하게 떨어지는 협곡의 바닥과 세를 이룬 봉우리들이 어깨를 지그재그로 얹고 있는 꼭대기가 창밖을 가득 채운다. 그러잖아도 지루할 새 없이 가을날의 강원도 풍경이 쏟아지던 차인데, 민둥산역을 지나면서는 여행의 시작이 이렇게 낭만적일 수 있는가 감탄하게 된다. 

단체로 모인 관광객들은 민둥산역이나 정선역, 마지막 역인 아우라지역에 내려서 본격적인 관광 일정을 시작한다. 관광열차를 타면 당일치기 정선 여행도 가능하다만, 이번 투어는 보다 깊이 정선을 들여다 보는 1박2일 일정이다. 좋은 선택이었다. 하루로는 턱없이 부족한 여행이 될 뻔 했으니.

아우라지역에 발을 딛는다. 정선 아리랑이 태동했다는 아우라지, 큰 포물선을 그리며 흐르는 아우라지는 두 개의 천이 만나 ‘어우러진다’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옛날 물자와 사람이 모이는 나룻터로, 정선 아리랑의 애절한 가사가 여기서 발생했다. 뗏목을 타고 가신 님을 기다리는 아낙의 이야기 말이다. 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생기가 넘쳤을 테지만, 수로의 역할이 거의 사라진 지금은 고즈넉하다. 초승달 모양을 한 오작교와 널찍한 돌을 연결해 만든 돌다리를 드문드문 관광객들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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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리랑 열차]
 
글·사진=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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