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해서 이제야 한국에 알려지는 것 중 하나, ‘중국에서는 노점상에서도 QR코드 결제가 가능하다’라는 것이다. 서울 집 앞 붕어빵 포차 앞에서 현금이 없어 눈물을 머금고 뒤돌아섰던 게 진짜로 어제 저녁 일이다. 그 전날 저녁에는 갈비탕집에 들어갔다가 현금만 받는다고 해서 머쓱하게 돌아나오고 말았다. 지난해 중국에 갔다가 양꼬치 한줄 3위안(단돈 500원)을 QR코드로 결제했던 경험이 떠올라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모바일 결제도 안 되는 판에 비트코인엔 왜들 난리인지. 

중국이 모바일 결제 대국이 된데는 그만한 투자가 있었다. 2013년 경 보급이 시작된 위챗페이, 알리페이는 가입자수 확대에 거침이 없었다. 가게를 갖춘 식당은 물론 노점상, 개인에게 적극적으로 QR코드 생성을 독려했다. 현지 체류자의 경험으로는 가게 앞에 붙일 수 있는 QR스티커를 무료로 배포하는 이벤트도 했다고. 성역없이 신문물의 혜택이 닿았으니 중국 소도시의 조그만 노상에서도 동전 짤랑거릴 필요없이 모바일만으로 결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지금 알리페이, 위챗페이는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1~2년 전에 단품 시장이 떠오르면서 ‘종이바우처’ 대체제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서비스 공급자와 여행사, 각 단품들 간의 시스템 호환이 안되다보니 메일로 전달된 바우처를 프린트하거나 업체에서 직접 고객 주소로 바우처를 배송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유실의 가능성은 차치하고, 실물 거래밖에 할 수 없는데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니 그 또한 고충이었다. 그러나 당시 여행사는 상대 업체의 협력을 기대하는 눈치로, 투자보다는 상호 협의된 가운데 시스템을 개선하길 원했다. 

그리고 지금 유명 테마파크의 입장 방식을 따져보니 그때 밑지는 셈치고 투자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티켓이 메일로 온다긴 하는데 어쨌든 출력해서 입장할 때 제시하라는 국내 업체와, QR을 찍고 들어가라는 해외 업체의 차이를 보니 그렇다. 중국인에게 퍼주듯 결제 QR코드를 무료로 만들어줬던 알리페이, 위챗페이에게 초기 투자금액이 부담되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럼에도 투자를 결심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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