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은 석회암의 침식으로 만들어지는 카르스트 지형의 특징을 잘 간직한 지역이다. 고로 산세가 화려하고 풍경은 예측할 수 없으며, 기암괴석이나 동굴도 발견된다. 정선에 ‘화암8경’ 이라 부르는 8개의 경관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화암8경은 화암약수-거북바위-용마소-화암동굴-화표주-소금강-몰운대-광대곡을 아울러 말한다. 정선군 화암리 일대에 모여 있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화암약수와 화암동굴의 명성이 높다. 화암약수는 철분과 탄산수가 포함된 약수로,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화암약수는 약수터가 크게 두 곳인데, 위쪽에 화암약수가 그리고 아래쪽에 두 개의 약수물이 나오는 쌍약수가 있다. 탄산수를 마시는 듯 톡 쏘는 맛이다.

화암동굴로 간다. 강원도 지방기념물 33호로 지정된 화암동굴은 일제 시대 금광이었다. ‘천포광산’이란 이름을 썼다. 당시 국내 5위의 금광이었을 정도로 채굴이 활발했으나 지금은 금생산을 멈췄다. 실제로 금광이 성황을 이뤘을 때는 인근 계곡에서 사금채취도 가능했다고. 관광코스로 변모한 화암동굴은 총 1,803m 길이를 약 1시간30분 동안 둘러보게끔 디자인됐다. 국내 최초로 도입됐다는 모노레일을 타고 동굴 입구로 간다. 같은 땅이지만 동굴 속 세계는 무언가 다르고 신비로운 법. 조명으로 길을 밝힌 동굴 속을 차분히 걷다 보면 신비로운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기괴한 모습의 종유석과 석순, 광장처럼 넓은 공간 등 시시각각 모습이 다르다. 물론 과거 일제에 의해 금 채굴에 동원됐던 한국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역사도 상기하게 된다.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하려면 병방치 스카이워크로 가야 한다. 해발 583m 높이에 투명한 강화유리 바닥을 사용한 병방치 스카이워크는 아찔한 높이감과 시원한 해방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아래로는 한반도의 모양처럼 생겼다는 밤섬이 내려다 보인다. 최근에는 병방산 정상에서 짚와이어를 타고 내려가는 액티비티도 인기란다. 
 
 
돌돌 말은 메밀전병을 쏙
 
풍경을 한 가득 봤다면 북적이는 사람구경도 해야 한다. 5일 간격을 두고 장이 서는 정선 5일장은 그 규모와 품목의 다양함에 이미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온갖 산나물과 약초, 손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식당까지. 현대식으로 지붕을 얹어 사계절 날씨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정선 5일장은 좋은 물건을 찾아 헤매는 관광객들이 가득이다. 

장에 왔으니 허기가 지는 것은 인지상정. 솔솔 메밀전병 부치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고 녹두소를 넣은 수수부꾸미가 빨간 자태로 유혹하니 애초에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 식당 밖에 전을 부치는 공간을 내어놓고 쉬지 않고 전을 부치는데 4가지 전이 기본이다.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매밀부침, 녹두전. 장터 내 음식점 대부분은 메뉴가 비슷하다. 찰기가 있어 후루룩 들이켜다 보면 콧등을 ‘탁’ 친다는 콧등치기 국수, 옥수수앙금으로 쑨 죽을 채에 내린 것이 올챙이를 닮았다는 올챙이국수, 그리고 곤드레나물밥이 그것이다. 음식은 수더분하고, 기교 없는 단순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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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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