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비용 안내면 좌석배정 불이익… 항공사 추가 수입 5,930억원 추정

영국민간항공국(Civil Aviation Authority, 이하 CAA)이 항공사들의 무작위 좌석 배정 정책을 조사한다. 동행들과 좌석이 떨어진 채로 여행을 떠나게 된 승객들의 불평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뤄진 조치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2월5일 보도에 따르면 CAA는 항공사가 자리 선택 수수료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을 벌었으며, 영국인들은 일행과 함께 앉기 위해 연간 3억9,000만파운드(약 5,93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추가 지불을 거부한 5명 중 1명의 여행객은 그들의 친구와 가족과 떨어진 채로 여행을 시작한다고 CAA 보고서는 밝혔다. 

라이언에어의 경우는 3명 중 1명으로 확률이 높아진다. CAA 앤드류 하이네스(Andrew Haines) 최고경영자는 “항공사의 좌석 배정 방식이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라고 밝히며 “항공사들은 할당된 좌석에 대해 요금을 부과할 권리가 있지만 그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승객들이 추가 지불을 할 필요가 없을 때에도 일부 승객들은 같이 앉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CAA는 설문조사를 통해 승객 10명 중 6명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서로 떨어진 자리에 앉을 것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추가 비용을 지불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약 2,000명의 응답자들은 함께 앉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 할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 CAA는 그룹 승객들을 서로 떨어진 자리에 앉힐 수 있는 항공사들은 일부 항공사에 불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네스 최고경영자는 “연구에 따르면 좌석을 지정하기 위해 돈을 내도록 요구하는 항공사들이 실제로 일행들을 갈라놓는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여름 라이언에어(WX)는 이와 관련해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 좌석 지정을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승객들은 친구와 가족들과 떨어진 자리로 배정받았고, 승객들은 항공사의 좌석 시스템에 보이는 수많은 빈 좌석들을 캡쳐해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라이언에어를 질타했다.
 
승객들은 또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가운데 좌석에 앉혀지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항공사를 고발했다. 23명의 그룹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 서로 다른 23개의 열 중 가운데 좌석에 배정되는 일화도 있었다. 항공사는 해당 그룹을 일부러 떨어뜨리지 않았고, 무작위로 배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BBC 파노라마의 요청으로 옥스포드대학 연구진이 라이언에어의 좌석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승객들이 그런 형태로 중간 좌석에 앉을 확률은 복권당첨 보다 낮은 확률이라고 밝혔다. 

CAA는 “4,000명의 여행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좌석 지정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 그룹과 떨어질 확률이 가장 높은 항공사는 라이언에어로 35%에 이른다”라고 밝혔다. 에미레이트항공(EX)은 22%로 2위, 버진아틀란틱(VS)이 18%로 3위를 차지했으며, 전체 항공사의 평균은 18%로 조사됐다.

보도에 따르면 CAA는 “좌석을 선택하는데 부과되는 비용과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한지 알아볼 것”이라며 “항공사들의 좌석 정책과 관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기를 항공사에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또 “항공사들이 그룹으로 예약한 승객들의 자리를 어떻게 배정하는지, 승객들이 함께 앉을 수 있을 때에도 항공사들이 선제적으로 그룹 승객을 갈라놓고 있는지에 대해서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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