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배기 파스타, 짜장면, 김치 치즈 프라이즈 등은 한식이 아닐까? 국어사전의 뜻으로 보면 아니다. 한식은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이나 식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전에 입각한 한식만으로는 세계인을 사로잡는 데 한계가 있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한식의 개념을 한국의 식문화로 넓혀 한국에서 소비되는 모든 음식으로 정의해야 한다. 눈여겨봐야 할 사례는 일본이다. 

프랑스관광청과 외교부는 2015년 12월부터 세계의 레스토랑 1,000곳을 뽑아 ‘라 리스트(La Liste)’라는 이름으로 발표하고 있다. 전 세계 400여개의 음식 가이드북과 옐프(yelp), 트립어드바이저, 미식 가이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레스토랑을 선정한다. 일본은 라 리스트에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내로라하는 미식 강국들을 제치고 3회 연속 가장 많은 레스토랑을 리스트에 올렸다. 각각 127, 116, 134곳이 포함됐는데 주목할 점은 스시, 가이세키 등 전통 일식 레스토랑만 뽑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아시안 등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내는 레스토랑까지 선택받았다. 결국 세계 여행객들에게 일식은 스시와 같은 전통 음식뿐 아니라 일본에서 먹을 수 있는 모든 음식을 뜻한다. 

위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의 식문화를 제대로 소개하려면 치킨, 삼겹살, 비빔밥 등 한 두 가지 메뉴만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일부터 그만둬야 한다. 다음으로 한식, 양식, 중식 등 포괄적으로 분류돼 있는 음식들을 세분화해 어떤 음식이 한국에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 ‘미쉐린가이드 서울’과 일본의 식당 리뷰 웹사이트 타베로그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미쉐린가이드는 한식을 두부, 만두, 바비큐, 냉면, 설렁탕 등 세부적으로 나눴고, 프렌치·코리안·이탈리안 컨템포러리(Contemporary), 이노베이티브(Innovative) 등 트렌드까지 반영해 서울의 식문화를 구분했다. 타베로그는 자국에서 소비되는 음식을 100가지 이상으로 세밀하게 분류해 여행객이 특정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을 찾기 편하도록 해놓았다. 게다가 라 리스트 2018에 선정된 한국 레스토랑은 11곳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 한식은 두 곳 뿐이다. 지금부터라도 한국에 얼마나 다양한 음식들이 존재하는지 세계인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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