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보라카이 잇단 취항에 수익성 악화
-“가격 경쟁으로 저가 여행지 인식 걱정돼”

필리핀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지속적으로 증편 및 신규취항이 이뤄진 결과다. 앞으로도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 수익성이 보다 더 내려갈 거란 예측이 팽배하다. 

우선, 레저 성격이 강한 세부와 보라카이의 변화가 가파르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휴양 목적지이자, 인지도가 높다는 특성에 기대 여러 항공사들이 취항했기 때문이다. 현재 세부의 경우 인천 출발 기준 세부퍼시픽항공 주7회, 제주항공 주11회, 팬퍼시픽항공 주7회, 대한항공 주14회, 진에어 주14회, 아시아나항공 주7회, 필리핀항공 주7회, 에어아시아필리핀 주7회 취항 중이다. 인천에서만 무려 8개의 항공사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고, 부산 등 지방공항을 고려하면 한국발 수요가 더욱 커진다. 

보라카이 칼리보도 만만치 않다. 인천 출발 기준 세부퍼시픽항공 주7회, 팬퍼시픽항공 주14회, 진에어 주7회, 필리핀항공 주14회, 에어서울 주7회, 에어아시아필리핀 주14회 운항한다. 뒤늦게 합류한 에어서울은 주4회에서 주7회로 올 초 증편하면서 노선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과 필리핀 간 항공회담을 통해 마닐라를 제외한 필리핀 지역의 하늘길이 제약없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진에어, 에어서울 등 국내 LCC가 필리핀에 본격적으로 취항하기 시작했고, 기존 항공사들도 운항 편수를 늘리며 대응했다. 당시에도 일각에서는 공급 과잉 상태를 우려하기도 했지만, 겨울 성수기를 안정적으로 거치며 어느정도 우려가 잠식된 바 있다. 하지만 호황은 잠깐이었다. 

두 지역 모두 워낙 한국인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비수기가 없다’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이지만, 계속되는 공급 증가가 시장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점차 호응을 얻고 있다. A항공사 관계자는 “세부의 경우에는 그룹은 물론 자유여행자도 줄어드는 느낌이다”라며 “세부 자체에 대한 매력이 고갈되고 있는 느낌도 있지만, 수요가 여러 항공사로 분산되면서 더욱 가속화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B항공사 관계자는 “보라카이는 에어서울의 증편 이후 다른 LCC의 증편설도 돌고 있어 곧 좌석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계속 수익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격 경쟁이 세부와 보라카이의 이미지를 저가 여행지로 굳힐 수 있다는 우려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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