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모펀드가 인수 후 새로운 도전
-패키지에 지속 투자…“더 비싸게 매각”
 
한동안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됐던 여행박사는 2014년 12월1일부터 황주영 단독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여행박사 안팎으로 변화의 물결이 컸던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는 사모펀드가 여행박사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황 대표를 만나 여행박사의 현황을 짚었다. <편집자 주>
 
 
-지난해 말 옐로모바일(옐로트래블)이 여행박사를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어떤 배경이었나?
사모펀드 에스티리더스PE에 300억원(최종적으로는 292억원)에 매각했다. 아마 자금이 필요했고 선택과 집중을 위해 그런 것 같다. 에스티리더스PE는 하나금융과 NHN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사모펀드다. 여행박사 임직원 약 160명도 80억원을 투자하면서 참여했다. 개별적으로 펀드에 가입한 거라고 보면 된다. 회사 직원들도 참여할 정도로 내부 평가가 높고, 지난해 여행박사의 실적도 좋아서 매각이 이뤄진 것 같다. 여행박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23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직원 성과급과 해외워크숍 비용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크다.  

-직원들의 반발도 있었는데….
내부적으로 옐로트래블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직원들 대부분 찬성했다. 다만 옐로트래블 주식가치 평가에서 이견이 있어 소동이 일었다. 매각에 반대하는 주주 직원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그쪽에서 제시한 액수(5만원대)가 너무 낮다고 판단한 직원들은 옐로트래블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전체 주식 보유 직원 중 60% 정도인 70~80명 정도가 현재 공동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곧 법원의 중재안이 나올 텐데 그것을 수용하느냐 거부하느냐 역시 그들의 재량이다. 나머지 직원은 지난해 연말에 제시된 금액을 수용했다. 

-매각 이후 달라진 점이 궁금하다.
솔직히 더 옥죄는 느낌이다. 사모펀드는 수익창출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매출을 키우고 수익을 늘려서 더 큰 가격으로 되파는 게 최우선 목적이다. 여행박사 내부 임직원의 투자금도 들어가 있고, 여행박사를 믿고 투자한 사람들도 많아 부담감도 크다. 대신 대표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여행박사 전 직원이 함께 한다는 공동체 의식은 더 강해졌다. 창사 이래 계속 지켜온 여행박사만의 색깔과 문화를 잃지 않으면서 해오던 대로 경영해나갈 생각이다.   

-종합여행사를 노렸는데 성과는?   
일본 전문, 자유여행 전문 이미지에서 탈피해 패키지도 취급하는 종합여행사로 도약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패키지를 강화한 게 올해로 3년차인데, 종합여행사로 살짝 머리만 내민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벅찬 감도 있지만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직원들에게 맡기고 홍보·자금 등 실무진이 필요하다고 하는 부분은 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일단 권한을 주고 지원도 해줘야 책임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과도 크다. 중국팀의 경우 ‘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익을 냈다. 패키지 시장 경쟁은 매우 치열해진 느낌인데, 앞으로 종합여행사로 뿌리를 내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새롭게 구상 중인 계획은?
현지 로컬 서비스를 강화할 생각이다. 항공과 호텔은 다른 여행사를 통해서 해도 되지만 현지 교통과 액티비티, 가이드 등에서는 여행박사만의 품질로 차별화하고 싶다. 일본 지역에서는 이미 일일 버스투어를 정착시켰고 베트남으로도 확대하기 위해 직원을 파견했다. 당장 수익은 나지 않더라도 현지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여서 역시 여행박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다. 같은 맥락에서 가이드 역시 중요하다. 솔직히 패키지는 현재 여행사간 차별점을 찾기 쉽지 않은데, 패키지 고객의 발길을 다시 이끄느냐 못하느냐는 가이드에 달려있다고 본다. 고객 칭찬이 많은 가이드에게 잊지 않고 체계적으로 감사를 표시하는 이유다. 

-올해 목표와 중장기 비전은?
영업이익 목표를 36억원으로 보수적으로 잡았다. 목표가 너무 높으면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일구기 힘들고 직원에게 돌아갈 몫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와 함께 하더라도 그동안 우리가 해왔던 것과 우리의 색깔을 지켜가는 것도 중요하다. 투자자와 직원들 사이에서 잘 중재하는 것도 대표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표의 발언권이 커야 하고 그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이 뒤따라야 가능하다. 중장기 목표는 가급적 빨리 사모펀드와 헤어지고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이는 더 큰 투자사나 회사에 더 높은 가격으로 매각될 수 있을 정도로 여행박사를 키워야 가능하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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