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형수의 잘 팔리는 세일즈] 여행상품, 소비자 편집권을 확장하자!
[오형수의 잘 팔리는 세일즈] 여행상품, 소비자 편집권을 확장하자!
  • 여행신문
  • 승인 2018.03.1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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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잘 입는다는 일명 ‘패피’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정답은 ‘없다’이다. 예전에는 명품 브랜드 옷으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치장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요즘 ‘패피’들에게 명품 브랜드라 하더라도 단일 브랜드 옷으로 치장하는 것은 무척이나 촌스러운 일이다. 자신만의 감성과 지식을 활용해 다양한 브랜드와 아이템을 스스로 편집한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 내는 것을 감각 있고 멋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출시한 제품을 본래의 기능 그대로 사용하거나 하나의 브랜드만 고집하는 수동적 소비자와 달리, 적극적인 소비자 편집자(에디터)가 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이면서도 똑똑한 소비자를 가리켜 삼성경제연구소는 ‘큐레이슈머(Curasumer)’라고 정의했다. 큐레이터(Curato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전시회의 큐레이터처럼 스스로 삶을 꾸미고 연출하는 소비자라는 뜻이다. 이들은 생산에 참여하는 프로슈머(Prosumer)보다 한 발 더 진화한 능동적인 소비자로, 제품을 기존 용도와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거나 소비자가 편집할 수 있도록 상품을 만들어 줄 것을 기업에 요구하기도 한다. 생산자인 기업의 원래 의도와 다르게 더 잘 사용하는 소비자들이다. 디지털 기기의 보급이 확대되고 SNS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소비자들이 편집자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큐레이슈머가 늘어나면서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획일화된 상품을 내놓기보다 소비자 개인의 취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제품을 변형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히고 있다. 세계 최대의 가구업체인 이케아는 기존 가구점의 품목별 진열 방식 대신 고객이 쇼룸으로 꾸며진 매장 전체를 순회한 다음에야 계산대로 나갈 수 있도록 동선을 일방통행식으로 설계했다. 쇼룸 방식을 통해 가구 구매와 활용에 대한 편집권을 소비자에게 넘김으로써 큐레이슈머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 역시 쇼핑과 음식 및 레저 공간을 제공하고 그 속에서 큐레이슈머가 알아서 시간과 공간을 활용(편집)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고객의 체류시간을 늘린 것이 성공의 키포인트다. 

여행상품도 소비자 편집자인 큐레이슈머의 등장에 따라 새로운 준비가 필요하다. 상품 기획자의 의도에 따라 일정, 숙소, 식사 등 모든 것이 결정되어 판매되는 현재의 패키지 여행상품 시대가 끝나고, 소비자가 자기 취향에 맞춰 일정, 숙소, 식사 등 가능한 모든 부분을 편집해 사용하는 시대로 이동해야 한다. 여행상품 기획 과정에 고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채널을 개방해 소비자 편집권을 최대한 인정해야 한다. 고객 스스로 자신의 여행상품을 기획하게 하고 여행사는 그것을 돕거나 조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고객별 여행상품을 외부에 공개하여 판매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여행사 자체 특허 또는 판매 수수료를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직접 기획, 판매, 홍보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상품기획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다. 큐레이슈머의 증가는 여행업계와 직원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여행사가 기획한 여행상품을 상담하고 판매하고 서비스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고객이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일정, 숙소, 식사 등을 선택하면 직원은 해당 고객의 정보와 다른 고객들의 고객 유형별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들에게 유용한 조언(컨설팅)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여행사는 레고 조각같이 모듈화 된 다양한 여행상품 개발이 필요하고 여행사 직원은 상담과 판매를 뛰어넘는 여행컨설턴트의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온라인 서점에 밀려 동네 서점이 쇠퇴하는 요즘 오프라인 지점만 1500개를 둔 츠타야 서점의 마스다 무네아키 대표는 이러한 소비자 편집권의 시대로의 변화를 “‘힘들겠다’라고 생각할 것인지, 아니면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할 것인지, 이에 대한 답이 편집권이 옮아가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짓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고 했다. 소비자에게 편집권이 넘어가는 큐레이슈머 시대의 여행사와 여행사 직원은 힘들까? 재미있을까?
 
 
K-TravelAcademy 대표강사
hivinc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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