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짜 투자는 없다
[기자수첩] 공짜 투자는 없다
  • 차민경
  • 승인 2018.03.12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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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처를 돌아다니다 보면 투자하고 싶은 업체들이 있다. 비전이 명확하고, 혹여 느릴지라도 정확한 방향으로 간다. 어영부영 ‘이번 시즌만 넘기지 뭐’ 하는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지켜보고 있으면 눈 깜짝할 새 탄탄한 회사로 성장해 있다. 당연하다 싶다. 

예전에야 있는 살림으로 알뜰살뜰 살아보자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투자 유치가 사업의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글로벌 업체와도 싸워야 하고 시시각각 발전하는 기술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하기 때문이다. 물론 투자금을 통해 더 큰 비즈니스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고 말이다. 때문에 작은 업체건 큰 업체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특히 세대가 젊은 스타트업에서 더욱 활발하다. 어디서 얼마를 받았다느니 하는 소식이 곧잘 들려온다. 굵직한 대기업도 점차 속도를 낸다.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설명회가 늘어나는 것이 이런 시류의 반증일 것이다. 

이런 변화가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론 걱정되기도 한다. 내실보다는 그냥 잇속을 차리려는 업체도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눈 먼 돈으로 배만 채우고 정작 영업에서는 비전이 없는 곳이 한둘이던가. 한 관계자는 “밖에서 보기엔 으리으리한데 직원 월급도 제대로 안 챙겨주는 곳도 있다”며 탄식하기도 했다. 혹자는 “투자를 받아오는 역량은 뛰어나지만 실질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은 부족한 사업가도 많다”고도 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투자자에게만 잘 보이고 싶고, 정작 직원과 동종 업계의 도의는 깡그리 무시하는 것 처럼 보이는 곳도 있다. 영업 방식이 영 구태의연하고 성공확률이 적어보이던 한 여행사 관계자는 “배경이 좋다”는 표현으로 리스크에 대한 질문을 상쇄한 적도 있다. 하기야 돈만 잘 돌면 회사는 어찌됐든 굴러가긴 하니까. 

비전 창창한 줄 알고 직장을 옮긴 사람들, 꿈을 쫒아 온 사람들은 봉변을 당한다. 이력이 망가지고 오명을 쓰기도 한다. 옛 회사를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던 이가 있었다. 퇴사한지 벌써 몇 년이지만 지금도 똑같더라면서, 이력이 꼬인 동료를 걱정했다. 소모전을 벌이게 되는 것은 엉뚱한 사람이니 참 억울한 일이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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