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코노미’의 시대다. ‘1인’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인 1코노미는 혼자만의 소비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기껏 해봐야 고작 1인분짜리 고객이라고 무시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온전히 자기만을 위한 소비를 하는 이들이니, 통장잔고를 고려하지 않은 채 거리낌 없이 탕진하기도 한다. 1코노미의 왕성한 소비력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도 속속 등장했다. 혼밥, 혼술을 위한 식당의 메뉴부터 극장에서는 혼영(혼자 영화보기)을 위한 좌석을 출시하는 등 1인 고객을 잡기 위한 상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혼밥, 혼술을 넘어 이제는 홀로 여행한다는 ‘혼행’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졌다. 과거 혼행이 실연이나 퇴직과 같이 무엇인가 사연이 필요했던 청승 같은 것이었다면, 이제는 주변의 부러움을 사는 소비행위로 바뀌었다. 여행은 사람이 중요하다는 기존 통념을 벗어나 혼자서 떠나는 여행을 선호하는 게 된 요인은 간단하다. 동행자와 일정을 조율할 필요 없이 즉흥적으로 떠날 수 있고, 상대방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입씨름 할 일도 없다는 점에서다. 또, 복잡다단했던 일상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도 혼행의 큰 매력이다.

대부분의 혼행이 자유여행 형태로 이루어지지만, 패키지를 통한 혼행도 확산되고 있다. 혼행의 자유로움은 유지하되 패키지의 편리함을 갖춘 ‘혼합형 패키지’가 그 주인공이다. 하나투어의 자료에 따르면 1인 여행의 수요는 2013년 8만8,000여 건에서 지난해 34만2,000여 건으로 5년간 평균 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여행의 판매가 평균 약 20%가 성장한 걸 감안하면 혼행의 증가세가 거세다. 이에 따라 혼행족을 잡기 위한 여행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손흥민의 경기를 직관할 수 있는 프리미어리그 여행상품부터 솔로를 예찬하며 떠나는 타이완 여행까지, 테마를 살린 여행상품들이 혼행을 충동질 한다.

1인가구 500만 시대에 일조하는 한 사람으로서 나 홀로 여행의 트렌드화가 반갑기만 하다. 2020년까지 1인가구는 6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여행의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앞으로도 나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한 혼행상품이 더욱 간절한 이유다.
 
전용언 기자 eo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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