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화물 분리 경영… 장수 비결은 전문성
-직급별 설문조사로 복지·경영 정책에 반영
-한국에 관심있는 모든업체 대상으로 서비스
 
‘스스로 도전하고, 위대한 것을 꿈꿔라(Challenge self, Dream the great)’ 
지난 2일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동보항공의 슬로건이다. 지금까지 외국항공사들이 한국 시장에서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게 도왔다면 이제는 동보항공에 속한 직원 한명 한명이 보다 위대한 것을 꿈꾸고 도전할 때가 됐다는 의미다. 100년 기업을 바라보고 더욱 치열하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지난 11일 동보항공 홍정희 대표를 만났다. <편집자 주>  
 

-동보항공의 창립 배경과 현재 사업 영역은

동보항공은 에어캐나다와 함께 시작했다. 당시 외항사들이 아시아에 진출하면 대부분 도쿄를 첫 노선으로 삼았다. 하지만 에어캐나다는 도쿄 대신 서울부터 공략했다. 에어캐나다가 1994년 직항을 개설하기까지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B767로 주3회 시작해 지금은 B787 매일 2회로 크게 확대 운항하고 있다. 이후 온·오프라인 항공사 GSA를 꾸준히 늘렸고 지난 2016년부터 여객과 화물을 분리해 경영하기 시작했다. 각각의 항공사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서다. 또 GSA를 맡긴 클라이언트 항공사 입장에서도 영업 정보 누출 등의 걱정을 덜어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제 동보항공과 보람항공에서는 여객 사업만을 담당한다. 동보항공에서는 에어캐나다, 스쿠트항공, 오스트리아항공, TAP 포르투갈항공, 홀랜드 아메리카 라인, 씨번 크루즈, 트랜이탈리아, 렌페, 이딸로, 벨기에 철도를 맡고 있다. 보람항공에서는 아에로멕시코, LOT폴란드항공, 홍콩익스프레스, 크로아티아항공을 담당한다. 

-다수의 외국항공사 GSA를 맡고 있다. 특히 에어캐나다의 경우 처음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GSA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다. 경영 비결은 무엇인가 

전문성과 신뢰라고 생각한다. 만약 전문성이 없었다면 비즈니스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웠을 거다. 성실하고 정직하며 기본에 충실한 전문성은 GSA가 갖춰야 할 본분이다. 물론 에어캐나다 이영 지사장의 서포트도 큰 역할을 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항공사들의 믿음도 컸다. 본사 차원에서의 큰 틀의 정책은 따르지만 네트워크를 통한 세일즈가 강한 한국시장의 특징을 이해해주고 로컬에 맞는 마케팅, 세일즈 전략을 펼칠 수 있게 도왔다. 성과가 좋았고, 그래서 역으로 한국 시장의 기버웨이나 마케팅 활동을 본사에서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동보항공은 상생의 중요함을 잘 알고 있다. 함께 상생하기 위해서는 파트너사들에게 숨기는 것이 없어야 한다. 항공사 본사의 정책이 모두 긍정적일 수는 없다. 정책이 다소 불리하거나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도 이러한 변화를 모두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그리고 그 변화 안에서 최선을 다하니 파트너사들도 이런 부분을 인정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LCC의 시장 점유율이 커지는 등 항공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금의 항공 시장을 어떻게 평가하고 전망하는가 

데이터를 보면 한국에서 출발하는 아웃바운드 승객의 75%가 중국·일본 등 아시아로 향한다. 또 아시아 노선의 70%는 이미 한국 및 외국 LCC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LCC의 점유율이 35%를 넘어섰다.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LCC의 확대는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항공 공급량의 32%는 LCC가 점유하고 있다. 전체 승객의 75%가 단거리로 향하고 이들이 주로 LCC를 이용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 싱가포르이나 인도네시아에서 LCC 점유율은 이미 60%를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LCC들은 과거 FSC들이 그랬던 것처럼 연결성 확대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목적지 간의 연결(Point to Point)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인터라인 파트너를 찾을 것이며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또 반대로 FSC의 경우 단가를 더 낮추려하고 서비스를 유료화하려는 움직임이 돋보인다.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로 향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중견기업으로서 직원들에 대한 역할과 책임감도 있을 텐데

동보항공이 30년 동안 건재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 따라 와준 직원들이 있어서다. 사내 복지 차원에서는 직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자 한다. 필요하다는 부분을 하나씩 만들어 줄 때 기쁘다. 업무상 공동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직원들 개개인의 커리어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고 싶다. 동보항공의 직원은 총 52명인데 개인적으로 한 사람마다 가진 역량을 파악하고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이끌지에 대한 계획도 나름 가지고 있다. 또 매년 직원들에게 직급별로 설문조사를 분리해 살펴본다. 각자의 위치와 역할이 다르므로 고민하는 것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앞에서 길을 안내하는 사람으로서 세대 간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어떤 기업으로 포지셔닝 하고 싶은가

한 회사가 30년 이상 생존할 가능성은 2% 미만에 불과하다고 한다. 동보항공이 항공 GSA라는 단일 비즈니스 모델로 생존했다는 것은 여행업계에 계신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이다. 그러나 GSA 단일 비즈니스 모델로 가다보니 성장속도는 빠르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물론 30년 간 노력의 결과물로 신뢰와 정직한 회사라는 평판을 얻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00년 기업을 준비하려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항공사와 여행사 사이에서 중개자의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항공사뿐만 아니라 한국 여행시장에 관심 있는 업체 모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또한 서비스의 범위도 다양하게 갖출 예정이다. 모든 항공사가 같은 서비스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각 항공사가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 항공사 GSA가 아닌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확대해 포지셔닝하는 것이 향후 5년 간의 목표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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