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 최초로 경마, 스포츠복권 등 허용 
-국제관광섬 목표로 시범 자유무역지역 지정 

하이난이 부흥에 성공할 수 있을까. 중국 정부가 중국 본토에서는 최초로 하이난에서 경마와 스포츠복권 등 도박을 허용하고 수상 스포츠도 지원한다. 이외에도 비자 규정 완화, 신공항 건설로 하이난을 개방경제, 자유무역, 국제관광의 중심으로 키울 생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하이난은 국제관광섬을 목표로 했음에도 지난해 외국인관광객이 100만명(총 관광객 6,700만명)에 그치고, 1인당 국내 총생산이 중국 31개 지방 중 22위에 머무는 등 관광 및 경제 모든 부분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하이난 개혁개방 전면 심화를 지지하는 지도의견’을 지난 14일 오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또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3일 하이난 경제특구 건설 30주년 기념식에서 “하이난을 시범 자유무역지역으로 결정하고 지원하기 시작했다”며 “중국 특색을 지닌 자유무역항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은 지금까지 국제 축구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스포츠 복권과 베팅(돈 내기)이 금지된 경마를 제외하고는 어떤 형태의 도박도 허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하며 “1990년대 이후로 정부가 경마에 대한 배팅을 허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지만 광저우, 항저우, 난징 등의 경마 제안이 모두 실패했다”고 전했다. 광저우에서는 1922년 경마장이 오픈해 운영됐지만 당국이 베팅을 허용하지 않아 7년 만에 문을 닫은 사례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시작되면 마카오에도 제한적이지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 내다봤다.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은 330억달러(약 35조2,275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 통신은 “마카오의 카지노 수입의 대부분은 라스베이거스샌즈, 윈리조트 등의 해외 사업자가 벌어들인다”며 “하이난은 중국 국내 사업자를 선호할 것이고, 이는 시진핑의 정책과도 들어맞다”고 전했다. 또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 캐서린 임(Catherine Lim)은 “이번 조치로 중국 여행객이 하이난 여행과 쇼핑에 관심을 가져 고가의 사치품을 하이난에서 구매할 수 있다”며 “2년간 침체를 겪다 이제 막 회복 중인 홍콩 소매 시장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 내다봤다. 

반대로 회계법인 BDO 클레멘트 챈(Clement Chan) 홍콩지사 총괄책임은 “중국 정부의 정책이 마카오와 홍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의 정책이 경마를 도박 비즈니스보다 스포츠 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이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한 “도박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마카오는 컨벤션 센터, 엔터테인먼트 쇼, 전시 등 다변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여행업계를 대변하는 유시윙(Yiu Si-wing) 홍콩 입법의원은 “하이난을 가는 여행객의 경유지로 홍콩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며 “하이난은 리조트 등 휴양 목적지고 홍콩은 여행객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세계적인 도시인만큼 여행지로서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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