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식과 촘촘한 운항 스케줄 등으로 이미 좋은 평을 받고 있는 터키항공이 올해 말 더욱 크고 멋진 날개를 갖는다. 이스탄불에 개항하는 신공항과 함께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터키항공의 본사를 방문했다. <편집자 주>
 
터키항공이 자랑하는 이스탄불 공항의 CIP라운지(사진 윗줄)와 터키항공 아카데미의 첨단 비행 시뮬레이터. 조종사들은 6개월마다 시뮬레이션 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이스탄불은 단순히 수많은 역사 속 고도 중 하나로만 치부할 수 있는 도시가 아니다. 콘스탄티노플은 사방에서 침입해오는 각양각색 이민족들의 문화와 기술마저 흡수하며 강성해졌고 오스만 제국은 도시의 간판을 이스탄불로 바꿔 달고 역시 제국의 전성기를 누린다. 긴긴 세월이 흘렀지만 동서양 물류의 중심으로서 이스탄불의 지위는 변함없이 굳건해 보인다. 바로 그 이스탄불에 기반을 둔 터키항공의 본사를 방문했다. 1933년 5대의 비행기로 국내선 서비스를 시작한 터키항공은 오늘날 취항 국가 수로 세계 1위 규모를 자랑하는 항공사로 성장했다. 1980년대 터키의 집권 정부는 국적 항공사가 국가 이미지를 알릴 홍보대사가 되리라 판단하고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했다. 정비시설과 정비사 양성에 집중 투자해 운항 안전성을 높이고, 새 비행기를 대량 도입해 보유 항공기령을 짧게 만들었다. 터키 음식의 매력도 마케팅에 십분 활용했다. 

오늘날 세계 각국의 주요 항공사들이 대부분 민영화된 반면, 터키항공은 여전히 국영이다. 그런 까닭에 항공사의 성장이 국가 주도의 프로젝트처럼 추진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한 예로, 현재 터키항공은 B787 및 A350 같은 최신 기종들을 발주한 상태인데 그 도입 스케쥴은 오는 2023년을 기준으로 맞춰져 있다. 2023년은 회사 창립 연도가 아닌 터키공화국의 건국 100주년이 되는 해다. 
 

10월29일 새로운 이스탄불공항 개항
 
터키항공은 올해 커더란 변화를 맞는다. 올해 10월29일 이스탄불의 새로운 공항이 문을 열 예정이다. 현 아타튀르크 공항의 처리 능력은 포화상태인데다 주변으로 확장의 여지도 없는 상황이다. 시내-공항을 잇는 도로의 상습 정체도 이미 유명하다. 툰자이 에민오울루Tuncay Eminoglu 아시아 총괄 부사장의 설명을 듣고나면 개항이 1일도 아닌 29일인 이유도 납득이 된다. 10월29일은 터키의 건국일이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신공항은 이스탄불에서 북서쪽으로 약 40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3단계로 진행되는 신공항을 위해 확보된 부지는 7만6,000km2 규모로 인천공항의 4만7,000km2보다 1.6배 크다. 전 세계 어느 공항보다 광활한 규모의 부지 위에서 3단계로 진행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는 동북아 허브 공항을 목표로 하는 인천공항을 연상케 한다. “이스탄불에서 3시간 비행거리 내에 무려 60개 국가가 있죠.” 툰자이 에민오울루 부사장은 이 점을 강조했다. 신공항의 목표가 단순히 현 공항의 체증 해소가 아닌 것이다. 유럽, 중동 그리고 아시아를 아우르는 과거의 화려했던 역사를 항공 네트워크를 통해 다시 한 번 부활시키고자 하는 터키의 야심이 엿보였다. 

이미 개항한 신공항을 거닐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3차원 CG 소개 영상을 보면 다양한 시설과 조형미를 갖춘 공항은 그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였다. 지금보다 멀어지지만 교통정체를 감안하면 접근성은 더욱 좋아지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무료 시티투어 서비스도 계속 유지가 될 것이라고 한다. 

터키항공은 영리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었다. 가격 경쟁이 아닌 승객이 이스탄불과 주변국으로의 환승을 즐길 수 있게 차별화된 서비스로 내는 승부다. 예를 들면, 6시간 이상 대기 승객에게는 호텔 숙박권을 제공하고 미니포트Miniport 라 불리는 공항-시내 간 짐 배송 서비스도 반응이 좋다. 특히 환승객에게 제공하는 입장료, 식사와 가이드까지 모두 포함된 무료 이스탄불 시티 투어와 ‘터키’ 느낌을 제대로 풍기는 기내식, 라운지 서비스는 하이라이트다. 홍보의 포커스도 항공사보다는 이스탄불과 터키에 둔 느낌이다.
 
6개월마다 첨단 시뮬레이터 훈련 
 
내침 김에 터키항공의 승무원 훈련 센터인 터키항공 아카데미(Aviation Academy)도 방문했다. 이 곳에서 먼저 찾은 곳은 조종사들이 훈련하는 시뮬레이터 센터였다. 터키항공이 운용 중인 보잉과 에어버스의 기종 별 시뮬레이터들이 나열해 있는 곳이다. 그중 A330기종의 시뮬레이터에 들어갔다. 조종석(cockpit)에 앉아 전원을 켜자 아무 것도 없던 창밖으로 실제 느낌의 활주로가 펼쳐졌다.
 
일행들의 탄성이 나왔다. 컴퓨터 설정을 바꾸자 어느덧 ‘비행기’는 아타튀르크 공항 상공을 날고 있었다. 스틱과 페달을 조작하자 움직임과 풍경의 변화가 영락없는 실제 비행기였다. 실제 항공기 운항 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니 당연했다. 고가의 시뮬레이터를 갖추지 못한 다른 항공사들의 조종사 훈련도 위탁 받고 있다. 현재 총 14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만간 40대까지 확충할 예정이라고. 

옆 섹션으로 이동하자 큰 ‘풀장’과 비행기 동체 모형이 있었다. 해상 착수를 대비한 탈출을 연습하는 시설이다. 터키항공의 조종사들은 6개월에 한 번, 승무원들은 9개월에 한 번 각각 시뮬레이션/응급상황 대처 능력 테스트를 이수해야 한다는 게 훈련센터 측의 설명이다.

돌아오는 날, 마침내 아타튀르크 공항의 유명한 터키항공 비지니스 라운지, CIP에 들어섰다. 입이 벌어졌다. 복층 구조의 라운지에는 시네마, 당구장, 샤워실 그리고 골프연습장 등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곳곳에서 쉴 새 없이 음식을 만들어 올리는 요리사들의 모습이었다. 그 어느 공항에서도 보지 못했던 풍경이다. 마치 여행객들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만 같다. “터키 문화와 이스탄불의 매력을 알고 나면 터키항공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걸?”

●mini Interview 
터키항공 툰자이 에민오울루(Tuncay Eminoglu) 아시아 지역 영업 마케팅 총괄 부사장
터키 100주년 맞춰 터키항공 마스터플랜 수립
 
 
-터키항공의 매력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터키 문화와 이스탄불을 경험하기에 최적화된 항공사다. 터키항공만의 플라잉 셰프가 제공하는 기내식, 환승객 무료 이스탄불 시티 투어 등이 대표적이다. 또, 환승 시간이 긴 고객에게 호텔 숙박을 제공한다. 꼭 터키가 목적지가 아니어도 터키를 즐길 수 있다. 지난 10년간 탑승객 성장률이 13%로 전 세계 평균을 두 배 이상 크게 웃돈다.

-아타튀르크 공항이 문을 닫고 이스탄불 신공항이 올해 말 개항한다

현 공항은 포화 상태인데다 확장도 힘들다. 이스탄불 북서쪽 40여km 지점, 흑해 연안에 들어서는 신공항은 현재 공정률이 85%다. 최종 3단계 확장까지 완료되면 활주로 6개를 갖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 비행시간 3시간 내에 60개 취항 도시를 갖는 이스탄불 신공항은 지금보다 뛰어난 환승 및 허브 공항의 역할을 할 것이다.

-신공항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멀어진다

거리는 멀어지지만 고속도로/공항철도 등이 잘 연결돼 있어 교통체증이 심한 지금의 아타튀르크 공항보다 접근성은 더 좋아질 것이다. 현재처럼 무료 시티투어 서비스도 계속 제공할 것이다. 

-신기종 도입 및 투입 계획은?
 
오는 2023년이 터키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해다. 여기에 맞춰 터키항공의 마스터플랜이 그려져 있다. 지금도 평균 기령 6.5년으로 짧지만 여기에 더해 B787과 A350 같은 최신 기종들의 주문이 들어가 있다. 이때까지는 모두 운항 투입 준비가 완료될 예정이다.

●터키항공의 주요 서비스 

아타튀르크 공항CIP라운지
Commercially Important Person 

아타튀르크 공항 라운지는 최고의 시설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터키항공의 자랑이다. 복층 구조인 라운지는 1천100명의 인원이 동시에 이용 가능한 규모다. 스카이트랙스 선정 2015년~2017년 세계 최고의 비지니스 라운지와 세계 최고의 비지니스 라운지 다이닝을 3차례 연속 수상했다. 

호텔 이용
터키항공 국제선 탑승 승객이 환승을 위해 다음 연결편까지 이코노미는 10시간 이상, 비즈니스는 7시간 이상 체류하는 경우 최대 2박의 호텔 서비스(조식 포함)가 제공된다.

이스탄불 미니포트(Mini Port) 서비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과 탁심 시내 사무소 또는 제휴 호텔에서 수하물을 보내거나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로 터키항공 승객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무료 시티 투어 
비행 스케쥴에 적합한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터키항공 국제선 환승 시 이스탄불 공항에서의 대기가 6시간 이상인 승객들에게 이스탄불 시내투어 서비스가 제공(전문 가이드, 입장료, 터키식 식사, 차량 등 포함)된다.
 
이스탄불 글·사진=유호상 Travie Write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