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6일부터 19일까지 남호주(South Australia)의 주도 애들레이드(Adelaide)에서 열린 호주관광교역전(ATE2018, Australian Tourism Exchange 2018)은 세계 속 유력한 여행목적지로서 호주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ATE2018 현장 속에서 호주 관광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짚었다. <편집자 주>
 
-호주 관광비전 담은 투어리즘2020 ‘착착’
-200여개 관광인프라 확충 프로젝트 진행
 
음식과 와인은 호주 관광산업의 주력 테마다. 세그웨이로 와이너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도 인기다
 
가장 선망 받는 호주 만들기
 
호주 정부의 관광 비전은 간단하고 명확하다. 호주를 세계에서 가장 선망 받고 기억할만한 여행지로 만드는 것이다. 이 비전은 ‘호주만큼 멋진 곳은 어디에도 없습니다(There's nothing like Australia)’라는 호주정부관광청의 글로벌 캠페인 문구 속에도 선명하게 표현돼 있다. 글로벌 마케팅의 핵심 소재로 호주만의 자연과 야생동물, 음식과 와인 등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비전 달성을 위한 목표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했다. 호주의 장기 관광발전 전략과 목표를 담은 ‘투어리즘 2020 플랜(Tourism2020 Plan)’이다. 2010년 투어리즘2020 플랜을 도출하면서 호주 정부는 2020년까지 연간 국제여행객 1,000만명 유치, 숙박여행객 연간 지출액 1,150억 호주달러를 목표로 내세웠다. 

투어리즘2020 플랜은 목표 지점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2017년 호주는 880만명의 국제여행객을 유치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으며, 숙박객 지출액(Over Night Visitor Spend)도 1,050억 달러를 달성했다. 모두 2020년 목표치에 근접한 수치다. 이에 따라 숙박객 지출액 목표는 1,300억 달러로 상향됐다.
 

호주정부관광청 존 오 셀리반(John O'Sullivan·사진)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상당히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으며, 이는 세계를 향해 ‘호주만큼 멋진 곳은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지속 전달하면서 각 시장별 특성에 맞춰 전개한 마케팅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로 풀이했다.
 
‘던디 캠페인’ 등 시장별 마케팅
 
호주정부관광청은 주요 대륙별·시장별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미주에서는 미국과 캐나다에 집중했는데, 특히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전개한 ‘던디 캠페인(Dundee Campaign)’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면서 성공적 마케팅 사례로 꼽혔다. 1980년대 북아메리카에서 대히트한 영화 시리즈 ‘크로커다일 던디’를 활용한 일종의 패러디 광고로, 던디의 아들이 아버지 던디를 찾아 호주 곳곳을 여행한다는 내용을 유쾌하고 코믹하게 영상으로 표현했다. 러셀 크로우, 휴 잭맨, 마고 로비 등 호주 출신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호주로 여행 오세요’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올해 2월 미국 슈퍼볼 광고로 노출되는 등 1억명 이상이 시청했으며, 미국 내에서 10번째로 많이 노출된 광고로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청 건수도 1억건 이상에 달했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독일 등에 집중했다. 특히 영국의 경우 4년 주기로 열리는 영연방 국가들 간의 스포츠 게임 ‘커먼웰스 게임(Commonwealth Games)’이 올해 4월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열려 이를 통한 방문객 증가 효과도 컸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홍콩, 일본,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와 호주여행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한국에서는 인플루엔서를 활용한 마케팅에 주목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는 각각 싱가포르항공, 말레이시아항공과 제휴해 캠페인을 전개했다. 아시아 방문객이 전체의 49%를 차지하는 만큼 아시아 시장에 대한 집중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호주 인바운드 부문의 핵심시장으로 부상해 관심이 크다. 중국은 이미 2017년 관광객 지출액 측면에서 1위 시장으로 등극했으며 조만간 관광객 수에서도 호주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호텔·항공 확대 위한 인프라 투자
 
투어리즘2020 플랜은 고부가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관광인프라 확충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호주정부관광청 존 오 셀리반 청장에 따르면, 호주 전역에 걸쳐 호텔·항공·레저시설 등에 대한 204개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가 전개되고 있으며 이는 378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호텔의 경우 2009년과 비교해 보면 객실 공급량이 이미 13%(2만실) 증가했다. 퍼스 12%, 시드니 6%, 브리즈번 4% 등의 순으로 객실 공급 성장률이 높았다. 2018년 2월 기준, 214개 객실 확충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가 모두 완료되면 호주 전역에 걸쳐 3만9,665개 객실이 추가될 전망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ATE2018 개최지인 남호주의 경우 19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호텔 프로젝트를 승인해 2017년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Holiday Inn Express)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250개 객실을 갖춘 소피텔 애들레이드, 2019년에는 쉐라톤 애들레이드와 알로프트 애들레이드, 2020년에는 매리어트 애들레이드 등이 오픈한다. 시드니의 경우 새로 오픈한 ICC시드니와 연결되는 590개 객실 규모의 소피텔호텔, 450개 객실 규모의 W호텔을 포함한 7억 달러 규모의 달링하버 리본 프로젝트 등으로 세계적인 MICE 도시로서의 색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멜버른 역시 멜버른컨벤션센터(MCEC) 확장 작업으로 노보텔호텔, 리츠칼튼, W호텔 등이 새롭게 들어선다. 브리즈번에서도 올해 완공 목표인 하워드 스미스 와프(Howard Smith Wharves) 프로젝트, 2020년 오픈 예정인 퀸즈와프(Queens Wharf) 재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호텔을 비롯한 관광 인프라가 한층 확대될 예정이다. 이와 비슷한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가 퍼스, 타즈매니아, 노던테러토리, 캔버라 등 호주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다. 
 
호주의 자신감 가득 ATE2018
 
호주와 세계를 잇는 항공공급량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7년 호주의 국제선 항공공급 좌석량은 2,600만석으로 5% 증가했는데,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30% 증가해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캐나다(+26%), 일본(+11%)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호주 도시 중에서는 멜버른과 골드코스트를 잇는 항공공급량이 2009년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시드니로의 항공공급은 42% 증가했다. 퍼스의 경우 올해 3월부터 콴타스항공(QF)이 비행시간 17시간이 소요되는 초장거리 구간인 퍼스-런던 노선에 취항하면서 호주의 서부 관문도시로 부상했다.

이번 ATE2018은 여행객 유치 증대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 이들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인프라, 그리고 새로운 상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호주를 세계에 각인시킨 무대였다. 20개국에서 83개 미디어(61개 해외, 22개 국내)가 참가했으며, 호주 전역의 각 지역 관광국과 82개 관광사업체가 미디어 마켓플레이스(International Media Marketplace) 행사를 통해 참가 미디어에게 호주의 매력을 홍보했다.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호주 전역의 550개 관광사업체 및 기관에서 1,500명이 셀러(Seller)로 참여해 세계 30여 개국에서 온 700명의 바이어(Buyer)를 만났다. 나흘 동안 진행된 비즈니스 상담은 5만 건에 달했다. 또 ATE2018을 전후로 참가자를 대상으로 개최지 애들레이드의 매력을 담은 팸투어도 다채롭게 진행됐다. 
 
 
호주 애들레이드 글·사진=김선주 기자 va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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