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여행사 간 감탄고토 협력관계
-안정적 시리즈에 목마른 여행사 ‘답답’

항공사와 여행사가 매 시즌마다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감탄고토식 협력관계에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A 여행사는 B 국적LCC의 판매를 전격 재검토 중이다. 지난 겨울까지만 해도 B항공의 여러 노선에 좌석을 운영했다가 갑자기 방향을 전환한 데는 ‘항공사의 이해 못할 영업 방식’이 영향을 끼쳤다. 판매가 부진한 노선을 리스크를 유지하며 판매하고 있었으나, 갑자기 수요가 늘어 판매량이 많아지자 좌석을 회수해 갔다는 것이다. 담당자는 “시장이 안 좋을 땐 가만히 두다가 시장이 좋아지니 좌석을 도로 가져갔다”며 “손해도 많이 봤고, 비시즌에 애썼던 것들에 회의감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B항공은 “계약 조건에 따라 진행된, 절차상의 문제는 없는 사항”이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여행사도 속사정이 비슷하다. 담당자는 “한 항공사는 경쟁사 좌석을 판매한다는 이유로 시리즈를 완전히 빼버리고선 잘 안 되는 노선을 판매해 주면 다시 시리즈를 주겠다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인기가 많은 특송일 좌석은 아예 받을 수 없다”며 “여러 번 반복되다 보니 여행사도 필요할 때만 찾는 분위기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ADM 규정에 따른 페널티 부과도 논란의 정점에 있다. 일반적으로 여행사의 미소진 좌석을 항공사가 회수할 때 미소진에 대한 페널티를 여행사에 부과하게끔 되어있다. A여행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행사가 팔수 있는, 특송일 항공 좌석을 회수해 간 뒤 못 팔았다고 페널티를 부과하는 일도 발생한다”며 “항공사가 더 높은 수익을 얻으려고 회수한 것에 대해서도 여행사에게 책임을 묻는다”고 토로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일부 항공사들의 ‘선택적 B2B 협조’에 대해서는 여행사 사이에서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상태다. 그럼에도 서로에게서 완전히 독립하지 못하는 데는 각자 아쉬운 부분이 남아서다. 여행사의 경우, 안정적인 시리즈 공급 및 특가 요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것이 곧 가격 경쟁력이 되고 전체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곧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항공좌석, 특가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치열한 경쟁상황에서는 유리하단 판단이다. 반대로 항공사는 B2C 판매를 늘리고 있음에도 비수기, 부진일의 경우 B2C 판매만으로는 역부족이다. 또한 계속 항공사가 사세를 확장하면서 노선이 다양해지고, 팔아야할 물량 자체가 늘어남에 따라 여행사의 단체 지원 및 판매 화력이 필수적이란 것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각자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가 이뤄졌지만, 공동의 이익을 모색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표현하며 피로감을 드러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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