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가 인천-조호바루 노선 주 7회 운항을 시작한다. 싱가포르와의 연계가 필연적이었던 반쪽짜리 관광지에서 벗어나 신규 관광도시로 우뚝 설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편집자 주>
 
-LJ, 인천-조호바루 6월18일부터 매일 운항
-싱가포르에서 독립해 주변지역과 연계 검토

좌석 수 가뭄 해결한 진에어의 취항
 
지난해까지 동계 시즌 골프여행객 타깃으로 전세기만이 운항되던 조호바루에 변화가 일어났다. 진에어(LJ)는 올해 1월2일부터 주 2회(화·금요일) 인천과 조호바루를 연결하며 첫 정기선을 운항을 시작했다. 동절기 이후 잠시 중단됐던 해당 노선은 6월18일부터 매일 운항을 시작한다. 

6월부터 항공편이 대폭 확대되면서 조호바루의 관광시장이 재편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존에 골프에 치중돼있었던 조호바루 여행이 보다 다양해질 전망이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주변 국가는 물론 포트딕슨, 말라카, 쿠알라룸푸르 등 인접 지역과 연계한 상품의 구성이 한결 쉬워졌기 때문이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싱가포르 항공 좌석 확보가 어려웠는데 조호바루에 진에어가 취항하면서 공급이 확대됐다”며 “좌석이 여유로워지면서 싱가포르 일정을 포함하지 않은 조호바루 단독 상품 또한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MICE, 패키지, FIT여행객 등 다양한 관광객이 찾는 싱가포르의 직항은 좌석 부족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지난 1월부터 직항 정기 노선을 중장거리용 운항기인 B-777로 운항해 온 진에어가 6월부터 해당 노선을 주 7회 운항으로 전환해 매일 393석의 좌석이 확보됐다. 이에 따라 좌석부족 문제가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 관계자는 5월1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호바루는 골프에만 치중된 게 아니라 주변 국가, 특히 싱가포르와 연계해 가족단위 여행도 곧잘 갈 수 있는 지역”이라며 “성수기를 맞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주 7회 운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에어가 운항하는 인천-조호바루 정기 노선인 LJ095편은 인천에서 오후 5시10분 출발해 현지시간으로 오후 10시30분에 조호바루에 도착한다. 복편인 LJ096편은 조호바루에서 오후 11시50분 출발해 익일 오전 7시5분에 인천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운영된다. 8월부터는 수요를 고려해 해당 노선을 주 4회 일정으로 전환한다.
 
여행상품 다변화? 아직은 시기상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반도 중간 지점에 위치한 지역적 특성 상 조호바루 여행은 싱가포르와 연계한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해 멀라이언파크, 가든스 바이 더 베이등 싱가포르의 명소를 둘러본 뒤 차로 1시간 거리의 조호바루로 이동해 레고랜드, 술탄왕궁, 유리사원 등 관광하는 코스가 인기상품으로 판매됐다. A여행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호바루의 경우 80% 이상이 공항을 이용하는 싱가포르 지역을 함께 관광하는 상품”이었다며 “지금까지의 조호바루는 말레이시아의 관광지보다 싱가포르와 더 인접해 있어 싱가포르 관광이 없는 상품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여행사에서는 조호바루 지역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의 경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2개국, 여기에 인도네시아를 결합한 3개국 여행 상품 위주로 판매해 왔다.

다만 진에어의 정규편 취항으로 조호바루에서 육로로 이동이 가능한 포트딕슨, 말라카, 쿠알라룸푸르 등 주변 지역과 결합한 상품 개발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조호바루 직항이 매일 투입되고 좌석수도 많다보니 여러 가지 상품을 준비하고 나선 것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난 16일 “기존의 상품 외에도 조호바루 근처에 있는 말라카에 방문하는 4박6일 패턴, 조호바루-말라카-쿠알라룸푸르를 거치는 상품을 개발하는 중”이라며 “기존에 출시된 상품들이 싱가포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새로운 구성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도 지난 17일  “LCC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항공권 가격 부담이 덜어졌다”며 “이에 따라 패키지 상품을 구성할 때 저렴한 가격에 실속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어 상품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호바루 상품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하나투어는 "싱가포르 일정이 포함된 상품은 일정과 식사의 차별화를 통해 조호바루 입/출국 고객에 대한 상품의 질을 향상시키고 레고랜드 말레이시아 리조트의 하드블럭 진행으로 조호바루 상품을 가족여행 목적지로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입국 창구에 그칠 가능성도
 
증편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노선이지만 아직 좌석 판매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다만 인천-조호바루 노선 재운항이 방학시즌인 6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만큼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조호바루의 레고랜드, 싱가포르의 동물원 등 테마상품을 중심으로 가족여행객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가격대가 다소 높은 싱가포르의 직항편을 대신해 LCC를 이용할 수 있는 조호바루 노선을 통한 여행경로가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같은 이유로 조호바루 노선이 싱가포르 노선을 대체하는 역할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특히 싱가포르 직항의 경우 가격대가 높은 데다 좌석 수가 부족해 대형 인센티브 고객이 이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조호바루 직항을 싱가포르 직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좌석 수가 넉넉한 만큼 MICE 고객들이 단순히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위한 창구로 조호바루 노선을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직항 연결을 기점으로 조호바루가 신규 관광지로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말레이시아 조호바루는 어떤 곳
말레이 반도 최남단에 위치한 조호바루는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싱가포르 육로로 1시간 거리에 있어 두 지역을 오가는 관광이 인기 코스다. 2012년에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레고랜드를 오픈해 주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레고랜드에 2014년 워터파크와 호텔이 들어서면서 복합리조트로 조성됐으며, 이곳과 연계한 다양한 테마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전용언 기자 eo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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