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균 기자

 

TV 다큐멘터리에서 원주민들을 주제로 다룰 때 빠지지 않는 장면이 있다. 부족 또는 마을만의 전통 행사를 지내고, 음식을 나누며 환하게 웃는 장면. 그리고 구성원 간의 마찰이나 갈등 상황이 발생해 긴장감을 고조시키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와 현실은 사뭇 달랐다. 2016년 4월 캐나다 정부는 온타리오주 애터워피스컷(Attawapiskat) 마을에 ‘자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애터워피스컷의 인구는 고작 2,000명인데 2015년 9월부터 100명 이상의 주민이 자살을 시도했고, 10명은 사망했다. 이외에도 캐나다 원주민의 자살과 자해 행렬이 이어진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런 현상에는 사회 양극화와 배척이 기저로 깔려 있었다. 물론 원주민의 권리 증진을 위한 각계의 노력은 이어졌다. 올해 3월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Justin Trudeau) 총리가 154년 전 실코틴족(Tsilhqot‘in) 족장들에게 저질러진 정부의 부당한 행위를 인정하고, 사과하며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았다. 


이런 기조는 랑데부캐나다 2018에서도 이어졌다. 각종 행사에서 원주민의 공연과 의식이 진행됐고 특히 프레스 컨퍼런스에 참석한 캐나다연방 관광부 바디쉬 차거(Bardish Chagger) 장관은 짧은 연설 시간에도 ITAC(the Indigenous Tour ism Association of Canada)의 새로운 원주민 여행 상품들을 공개하며 지역 간 연결을 강조했다. 원주민 콘텐츠를 통해 캐나다의 풍부한 역사를 경험할 수 있음을 알리고, 캐나다 관광의 성장 동력 중 하나로도 소개했다.  


이번에 발표된 상품은 총 19개로 알버타, 온타리오, 브리티시컬럼비아, 퀘벡 등 익숙한 지역부터 매니토바, 사스카츄완, 노바스코샤까지 캐나다 전 지역의 원주민을 다뤘다. 캐나다관광청 또한 앞으로 5년간 팀 캐나다, 원 캐나다를 강조하며 마케팅, 투자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여행자들에게 캐나다의 구석구석을 소개한다고 하니 원주민들을 더 포용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이 단순한 여가 생활이 아닌 사회적 약자와 소수를 아우를 수 있는 도구로 사용될지 캐나다관광청의 앞날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퀘벡시티와 가깝다며 한국인들의 많은 방문을 기다린다는 웬다케(Wendake)도 궁금하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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