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20만명… 5억3,000만달러 경제효과
타히티섬 숙박 늘리고 하와이 연계 상품도 주목

천국의 섬 타히티로 가는 길이 보다 다양해질 전망이다. 타히티관광청은 ‘타히티=보라보라섬’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프렌치 폴리네시아에 속한 118개의 섬들이 각자의 매력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29일부터 30일까지 타히티 현지에서 열린 ‘프라우 프라우 타히티(Parau Parau Tahiti) 아시아 2018’에서 타히티 여행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엿보고 돌아왔다. <편집자 주> 

후아히네섬 바다에서 패들링을 즐기는 여행객
후아히네섬 바다에서 패들링을 즐기는 여행객

타히티섬은 남태평양에 위치한 프렌치 폴리네시아 제도에 속하는 118개의 섬 중 하나다. 잘 알려진 보라보라섬도 프렌치 폴리네시아 섬 중의 하나다. 프렌치 폴리네시아 제도의 섬들은 타히티섬 파페에테에 위치한 파아아(FAAA) 국제공항을 거쳐 경비행기 또는 크루즈, 선박 등을 이용해 닿을 수 있다. 
 

●비슷하면서도 확실히 다른 한·중·일
 
타히티관광청은 타히티 여행 관련 업체들과 세계 각국의 바이어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올해 처음 열린 트래블 마트 ‘프라우 프라우 타히티(Parau Parau Tahiti, 이하 PPT)’가 그 무대가 됐다. 
그 동안 타히티관광청은 타히티 현지 여행 관련 업체들이 주요 각국을 방문하는 식으로 트래블 마트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 경우 시간이나 예산 등의 문제로 현지 업체들의 참여도가 4~5곳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다. 타히티관광청은 현지 서플라이어들과 각국의 바이어 간에 다양한 만남의 기회를 도모하겠다는 목표로 타히티 현지에서는 처음으로 트래블 마트를 개최하게 됐다. 현지에서 열린 만큼 참가자들의 규모는 대폭 확대됐다. PPT 아시아 2018에는 타히티 현지 업체 40곳이 참여했으며 한국, 일본, 중국의 여행사 및 미디어 23곳 관계자들이 초대되어 이틀 동안 1대1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올해 PPT는 미주·호주·뉴질랜드, 유럽, 아시아(한·중·일) 등 세 번에 걸쳐 대륙별로 진행된다. 미주·호주·뉴질랜드 여행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PPT는 지난 3월에 열렸으며, 6월에는 유럽 마켓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두 차례에 걸쳐 대륙별로 진행된 트래블 마트는 참가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인접 국가의 마켓별 공통점과 차이점을 한 자리에서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번 PPT 아시아 2018에 참여한 르 메르디앙 보라보라(Le Meridien Bora Bora) 벤자민(Benjamin) 이사는 “한·중·일 세 지역의 여행업계 관계자들과 동시에 만나 마켓마다 각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솔루션에 대해 고민하며 피드백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타히티관광청 지나 번튼(Gina Bunton) COO에 따르면 지난 3월에 열린 PPT 이후 미국 손님을 받기 시작한 타히티 로컬 여행사도 생겼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큰 규모는 아니지만 첫 거래를 시작한 데에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르 메르디앙 타히티에서 ‘PPT 아시아 2018’이 열렸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르 메르디앙 타히티에서 ‘PPT 아시아 2018’이 열렸다

●정부도 관광산업에 투자 

타히티(프렌치 폴리네시아 제도)에서 관광산업이 불러일으키는 경제 소득은 연간 5억3,000만 달러(한화 약 5,673억6,5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타히티를 방문한 외래 관광객은 약 2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타히티정부도 관광산업을 주요 국책으로 삼고 교통 및 숙박시설 등 관광 산업을 위한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5년 이내 외래 관광객 35만명 유치를 목표로 한다. 


타히티 관광부에 따르면 현재 프렌치 폴리네시아 제도 전체에서 공급 가능한 객실 수는 약 3,000객실이다. 정부는 5년 안에 호텔 객실을 2배에 달하는 6,000객실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타히시안 빌리지(Tahitien Village)’ 프로젝트 하에 진행된다. 타히시안 빌리지는 타히티 파아아 국제공항 서남쪽의 일부 해변을 중심으로 하와이의 와이키키 해변과 같은 리조트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타히티 관광부 관계자는 “하와이처럼 대규모 리조트 단지는 아니지만 5성급 호텔을 포함해 콘도미니엄, 3~4성급 호텔 등 5개의 호텔&리조트를 파아아 국제공항 서남쪽으로 건설할 계획”이라며 “타히티섬에서도 더 많은 여행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제반 시설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PPT 아시아 2018에 참가한 한국 여행사 관계자들은 보라보라섬, 후아히네섬을 방문해 호텔·리조트인스펙션 및 액티비티를 직접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PPT 아시아 2018에 참가한 한국 여행사 관계자들은 보라보라섬, 후아히네섬을 방문해 호텔·리조트인스펙션 및 액티비티를 직접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118개 섬만큼 상품도 다변화 가능

이번 PPT 아시아 2018에 참가한 한국의 허니문 여행사들은 기존 타히티 여행 상품의 패턴을 벗어나 한국 마켓에 맞는 신상품 개발에 열을 올렸다. 타히티관광청 한국사무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은 보라보라섬 3박+모레아섬 2박+타히티섬 1박 패턴이다. 이어 보라보라섬 5박+타히티섬 1박 패턴의 수요도 높다. 타히티섬 1박은 항공 스케줄 상 불가피한 상황이다. 리턴시 에어타히티누이의 파페에테-나리타 항공 스케줄이 금·일요일 오전 7시15분으로 이른 시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라보라섬의 1박 숙박료가 100만원을 호가하는 터라 타히티섬에서의 체류를 늘리고 상품가를 낮추는 시도도 돋보인다. 이번 PPT 아시아 2018에 참가한 트래블 팩토리 코리아 김정완 대표는 “타히티섬에서도 서핑이나 전통 축제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하다”며 “보라보라섬 4박+타히티 2박 일정으로 변형하게 되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와이와 연계한 상품 개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허니문 리조트 유태선 대표는 “현재 하와이안항공이 주1회(토요일) 호놀룰루-파페에테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며 “요즘 신혼여행의 기간도 길어지고 있는 추세라 비슷한 문화권의 하와이와 타히티를 연계해 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하와이안항공의 항공 스케줄상 하와이에서 토요일 출발, 파페에테에서의 리턴편도 토요일 출발이기 때문에 타히티에서의 숙박이 7일로 크게 늘어 비용에 대한 부담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수요가 적은 마켓에서 상품 다변화를 위한 여러 가지 시도는 긍정적인 신호라는 평가다. 

이웃 나라의 타히티 여행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프렌치 폴리네시아를 방문한 한국인은 1,075명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경우 1만2,808명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어 중국인 방문객이 5,430명으로 기록됐다. 이웃 나라 일본과 중국에서의 타히티 여행 시장은 어떤 모습인지 살펴봤다. 

시니어 마켓부터 테마여행까지 
타히티관광청 일본사무소 케이카부로 모리(Keizaburo Mori)  COO

타히티를 방문하는 일본 여행객들의 약 70%는 커플(허니문 포함)의 형태다. 아직 패키지로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FIT로 타히티를 방문하는 이들도 있지만 일본에서도 정보가 부족한 편이라 1~2% 정도로 드물다.  나머지 30% 마켓은 시니어나 다이빙·서핑 등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레져 여행객이다. 여자들끼리 휴양과 전통 춤 배우기 등을 목적으로 한 경우도 5% 정도 된다. 시니어 마켓의 경우 커플보다 적은 예산으로 여행하는 편이다. 보라보라섬을 선호하지만 예산의 문제로 타히티섬이나 모레아섬에서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신혼여행객들은 성수기에 속하는 5~11월에 높은 가격에도 방문하고 있지만, 시니어 마켓의 경우 비수기인 12~4월 상대적으로 저렴한 시기에 여행하는 패턴을 나타낸다. 

설·국경절 연휴에는 ‘전세기’ 
타히티관광청 중국사무소 데이비드 선(David Sun) 이사 

중국 여행객들은 연휴가 긴 설 명절(1~2월)이나 국경절(10월) 기간에 집중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이 시즌에는 수요가 많아 타히티(파페에테)까지 전세기도 운항한다. 전세기가 뜨는 도시는 매년 다르다. 지난 설 연휴에는 톈진과 항저우에서 2회 운항됐다. 상품 패턴은 보라보라섬 3박+모레아섬 2박+타히티섬 1박이 가장 인기다. 보라보라섬에 5박 머무르는 상품을 더 선호하지만 객실이 일찌감치 마감되어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려운 구조다. 허니문 상품의 평균 가격은 4,700~6,400USD로 여기에는 항공과 호텔, 교통, 액티비티가 포함돼 있다. 그밖에 프라이빗 디너나 액티비티 등을 더 추가해 즐기는 것이 특징이다. 

 

타히티 글·사진=손고은 기자 ko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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