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언 기자

최근 들어 자주 접하게 되는 이야기 하나. 10대부터 대학생들까지는 네이버가 아니라 유튜브로 검색을 한단다. 여전히 지식인과 구글링에 의존하는 입장에서 10대 자녀를 둔 업계 사람들의 하소연 섞인 질문을 받게 되면 몹시 당황스럽기만 하다. 유행에 뒤쳐졌다는 위기감이 들거나 궁금한 것이 생기면 글이 아닌 영상을 검색한다니, ‘영상세대’라는 말이 새삼 실감이 난다.


마치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 사이에 출생한 세대)의 특권인 것처럼 느껴지는 유튜브 검색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여느 포탈사이트를 검색할 때와 마찬가지로 ‘~하는 법’을 붙이는 하우투(How to)방식이다. 예컨대 ‘여행하는 법’ 하나만 검색해도 항공권을 싸게 사는 팁부터 좋은 숙소를 고르는 방법, 소매치기 예방법 등등 온갖 여행 관련 동영상 등장한다. 각양각색의 ‘여행 꿀팁’을 전수해주는 영상 사이로 호기심을 자극한 건 본인의 여행을 기록한 브이로그였다. 이제 먹방을 보는 것도 모자라 타인의 여행을 시청하다니, 이게 관음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찝찝함을 잠시 미뤄두고 20분 분량의 오사카 여행영상 시청에 돌입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후 5시간 동안을 유튜브에서 헤어 나오지 못 했다. 1편이 끝나면 2편으로, 시리즈가 끝나면 그와 비슷한 연관 동영상으로 끊임없이 이끄는 ‘유튜브 개미지옥’에 빠진 셈이다. 관광지의 알짜배기 매력을 영상으로 전달하거나 심지어 여행지를 실물보다 더 아름답게 담아낸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여행의 욕구를 자극하는 것을 넘어 덩달아 여행대행 서비스라도 맡긴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와이즈앱이 최근 2년 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모바일앱 사용시간을 조사한 결과 유튜브는 2년 사이 사용시간이 3.3배 늘어나며 네이버의 2배를 넘어섰다. 단순히 이용시간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10대와 20대는 텍스트가 아닌 음성과 이미지 인식으로 질의한다’는 기존 플랫폼들의 분석처럼 이제는 분명하게 유튜브로 검색하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여행업계에서도 잠재 소비자인 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영상으로 묻고 영상으로 답을 얻으며 영상으로 소비하는 이들에 대비한 강구책은 역시나 영상이다.
 

전용언 기자 eo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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