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 기자
김선주 기자

 

얼마 전 한국공항공사(KAC)가 주최하고 항공컨설팅기관인 CAPA(Center for Asia Pacific Avia tion)가 주관한 ‘2018 CAPA 북아시아 LCC 회의(2018 LCCs in North Asia Summit)’이 서울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렸다. 한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고 주제 역시 저비용항공사(LCC)에 관한 것이어서 그랬는지 관심이 높았다. 


토론 주제들도 흥미로웠다. 제주항공·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의 대표 또는 부사장이 ‘정착한 LCC’로서의 고민과 계획을 털어놨고, 에어대구·에어프레미아·에어필립 등 새롭게 시장 진입을 노리는 ‘스타트업 LCC’들도 무대 위에서 각자의 포부와 전략을 공유했다. 예상했던 대로 현재의 시장상황을 두고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기존 LCC들은 “지금 있는 6개 LCC도 많다”며 신규 LCC 탄생을 경계한 반면 예비 LCC들은 “현재 LCC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고 상장까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시장포화니 과잉공급이니 하는 소리는 어불성설”이라고 맞섰다. 에어프레미아는 아예 자기네는 ‘장거리를 운항하며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HSC(Hybrid Service Carrier)’라고 선을 그었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이익이 첨예하게 엇갈리니 충돌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들 말고도 새롭게 시장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돌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게 분명하다. 


7월로 예상되는 항공사업법시행령 개정령 시행이 충돌 본격화의 서막이 될 전망이다. 자본금 300억원 이상, 항공기 5대 이상으로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조건을 강화한 개정령이다. 이미 두 번이나 실패한 플라이강원(옛 플라이양양)은 5월 말 국토교통부에 세 번째 면허 신청을 접수했고, 다른 곳들도 개정령이 시행되면 그 내용을 보고 줄줄이 신청할 태세다. 


정부의 정확하고도 균형 잡힌 판단이 다시 절실해졌다. 과잉경쟁 방지를 통한 항공산업 보호도 중요하지만 “기득권 보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반대논리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CAPA가 아시아 지역 LCC 성장세를 특히 강조한 점도 눈여겨봐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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