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보홀 또는 베트남 중부로 분산돼…준비기간 짧았던 팔라완에 마케팅 집중

보라카이 폐쇄 이후 두 달이 지난 지금, 파장에 요동쳤던 필리핀 시장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사진은 보홀
보라카이 폐쇄 이후 두 달이 지난 지금, 파장에 요동쳤던 필리핀 시장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사진은 보홀

 

지난 4월 필리핀 정부가 보라카이 섬을 폐쇄한 이래 요동쳤던 필리핀 여행 시장이 조금씩 재편되고 있다. 보라카이 수요를 끌어안으려던 필리핀 내 여러 지역에서도 어느 정도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4월26일 관광 자원 개선과 보호를 목적으로 보라카이 섬이 폐쇄됐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또한 가장 경제적인 목적지로 꼽혀왔던 지역이 원천봉쇄 됨에 따라 여행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대안이 나왔고 실행으로 옮겨졌다. 주요 항공사들은 마닐라, 세부 등으로 노선 경로를 변경했고 필리핀항공은 팔라완에 신규 취항하면서 보라카이 대체지를 제안하기도 했다. 


폐쇄 이후 두 달이 지난 현재, 보라카이 수요는 세부, 보홀, 팔라완 등 휴양지로 고르게 분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 예약된 보라카이 예약 수요가 많은 부분 필리핀 안으로 흡수된 덕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세부와 보홀이 반사효과를 많이 보고 있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세부는 항공 노선이 많아지며 평균적인 상품가격이 소폭 하향했고, 때문에 비용부담이 줄어들면서 수요가 늘어난 상태다. 보홀은 운항 노선은 한정적이지만, 청정한 이미지와 짜임새 있는 상품이 잘 맞아 떨어지며 수요를 끌어당겼다. 


팔라완의 경우 낮은 인지도, 상대적으로 높은 상품가 등의 장애물이 남아있는 상태다. 필리핀 지역 관계자는 “보홀은 작년부터 신규 취항이 이뤄지면서 지역 홍보가 꾸준히 됐고, 그게 보라카이 폐쇄 이후에도 긍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졌다”며 “그러나 팔라완은 보라카이 폐쇄 결정으로 막 등장하게 된 지역이다 보니 준비기간이 너무 짧았다”고 설명했다.

여행사들은 특가 상품 등을 단발적으로 운영하는 등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팔라완 인근의 엘니도가 주목받기 시작하는 등 팔라완 시장에도 조금씩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엘니도 기반 항공사인 에어스위프트 관계자는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유달리 문의전화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보라카이 수요가 온전히 필리핀 안으로 흡수되지는 못했다. 관계자들은 필리핀 안으로 흡수된 수요는 일부에 그쳤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루 수십편이 운항될 정도로 보라카이 수요가 많았지만, 각 지역에서 반사효과로 늘어났다고 볼 수 있는 여행자 수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A 여행사 관계자는 “베트남 다낭 그리고 비슷한 시점부터 시장이 개발되기 시작한 나트랑 등에서 많은 수요를 흡수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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