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항공사와 직접 경쟁은 치명타'
항공사 직판 확대 시도 불씨는 여전해
스카이스캐너, NDC 연동 곧 시작할 것

항공사와 여행사 간의 NDC를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선 제주항공이 네이버 항공권 비교 검색 플랫폼에서 다이렉트 부킹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한 게 발단이 됐다. 소식을 접한 주요 여행사들은 제주항공, 네이버와 함께 모여 지난 6월28일 해당 사안에 대해 회의를 진행했고, 결국 네이버에서 제주항공의 다이렉트 부킹 서비스는 ‘잠정 중단’으로 결론이 났다. 


현재 네이버에는 약 15개 여행사들이 입점해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항공사가 직접 입점하게 되면 원초적 판매자와 2차적 판매자가 한곳에서 경쟁을 벌이는 셈이라는 게 여행사 측의 입장이다. 네이버 항공권에서 판매되는 물량이 상당한 만큼 한곳에서 항공사와 직접적인 경쟁은 안 된다는 것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국내 항공사가 직접 입점한다는 건 향후 외항사들까지 직접 판매를 시작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며 “이는 여행사에게 치명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네이버 측은 스카이스캐너에서도 국내외 항공사들이 다이렉트 부킹을 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B여행사 관계자는 “항공사와 여행사가 한곳에서 경쟁하면 여행사가 불리해질 게 뻔하다”며 “네이버는 그동안 국내 여행사들의 기여도를 평가하고 국내 기업으로서 국내 여행사들이 위협에 처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제주항공은 “이날 회의에서 다이렉트 부킹 서비스 시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면 스카이스캐너는 NDC를 통한 다이렉트 부킹 서비스를 곧 한국 시장에서도 시작할 예정이다. 지금도 국내 항공사들이 스카이스캐너에 직접 입점해 있지만, 결제 및 발권은 항공사 사이트로 이동해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조만간에는 NDC API를 연동해 스카이스캐너 페이지 안에서 예약, 발권, 좌석·기내식 선택, 부가서비스 신청 등은 물론 결제까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스캐너는 “해외 일부국가에서는 이미 이 같은 서비스를 시작했고 발권 전환율은 평균 20% 성장, 모바일에서의 성장률은 평균 50%에 달했다”며 “한국에서도 결제나 규정 등 기술적인 부분의 문제를 마무리하면 곧 NDC 기반의 다이렉트 부킹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스카이스캐너에서 글로벌적으로 NDC 기반의 다이렉트 부킹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는 항공사는 영국항공, 캐세이패시픽, 핀에어, 싱가포르항공, 스쿠트항공 등 약 20여 개 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글로벌 메타서치 플랫폼은 이미 한 발 앞서 NDC를 기반으로 다이렉트 부킹 서비스를 준비 중인 만큼 네이버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이 다이렉트 부킹 서비스를 ‘잠정 중단’이라고 강조한 이유다. 아직은 국내 여행사들의 강한 반발로 제주항공의 직접 입점을 중단했지만 항공권 시장의 구조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향후 네이버가 최종 결론을 어떻게 내릴지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이른 것으로 전망된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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