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9월6일 적용… 대리점 3종류로 분류
‘글로벌 대리점’ 담보면제 두고 불공정 논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한국 시장에도 오는 9월부터 ‘IATA 차세대 정산시스템(NewGenISS, New Generation of IATA Settlement System)’을 적용하면서 ‘다국적 BSP여행사’의 BSP 담보를 면제해 주기로 해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익스피디아 같은 글로벌 OTA가 직접적인 수혜자여서 그러잖아도 글로벌 OTA의 영역 확장에 경계심이 컸던 국내 토종 여행사들의 반발이 특히 클 전망이다.


IATA는 전 세계적으로 올해 NewGenISS를 적용한다. IATA의 차세대 정산시스템으로, 1970년대 마련된 현재의 BSP 제도가 지닌 문제점을 해소하고 시대변화상을 반영한다는 취지로 새롭게 마련됐다. ▲BSP대리점 종류 개편 ▲BSP여행사의 현금판매한도 설정기능(RHC, Remittance Holding Capacity) 도입 ▲항공권 대금 선납액 범위 내 자유발권 제도인 IEP(IATA EasyPay) 도입 ▲BSP 부도 등 사고 발생시 피해 처리를 위한 글로벌 보험제도인 GDI(Global Default Insurance) 도입 4가지가 핵심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6개국에서 적용됐고 한국은 9월6일로 시행일이 정해졌다. IATA는 6월 초 이를 한국 BSP여행사에 통보한 데 이어 6월 말에는 싱가포르 및 마드리드 본부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아 주요 항공사와 한국여행업협회(KATA) 등에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BSP 제도 운영상의 기본 골격이 완전히 바뀌는데다가 구체적인 내역도 4일 현재로서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아 여행사는 물론 항공사들도 혼란스러운 상태다.


특히 BSP여행사의 경우, BSP대리점 체계를 개편하면서 재정 및 신용평가 결과가 우량한 다국적 BSP 여행사(Multi-Country Accreditation)에 대해서는 현지 시장(Local)의 규정에 상관없이 BSP담보 설정을 면제해주기로 한 부분에 대해 불공정 특혜 조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NewGenISS가 시행되면 현재의 BSP대리점은 ▲신용카드와 IEP 발권만 가능한 라이트(GoLite) ▲현 BSP여행사처럼 현금·신용카드·IEP 발권이 가능한 스탠다드(GoStandard) ▲여러 국가에서 BSP에 등록한 글로벌(GoGlobal) 대리점 3가지로 재편된다. 각 대리점은 지금처럼 현지 시장 규정에 맞춰 BSP 담보를 설정해야 한다. 그러나 안전평가(Risk Management)에서 3단계 등급 중 A등급(Status A)을 받은 글로벌 대리점의 경우 현지 시장 규정에 상관없이 BSP 담보를 부담하지 않아도 되도록 예외규정을 뒀다. 똑같이 A등급을 받더라도 우리나라 거의 모든 여행사(GoLite, GoStandard)는 각사의 발권 규모에 상응하는 담보를 설정해야 하는 반면 다국적 글로벌 여행사는 이 부담에서 자유로운 셈이다. 불공정 특혜시비가 이는 이유다.


한 BSP여행사 관계자는 “글로벌 OTA의 BSP 담보를 면제해 준다는 규정은 다른 일반 여행사에 대한 명백한 차별이자 대형 글로벌 여행사에 대한 특혜 조항”이라며 “이는 결국 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OTA의 경쟁력만 키워주고, 그 결과 우리나라 토종 여행사들의 입지가 더욱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게 분명하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대형 BSP여행사의 경우 수 십 억원에서 많게는 수 백 억원의 BSP담보를 설정하고 있는데, 사실상 글로벌OTA는 이 부담에서 해방시켜준다는 의미나 다름없다”며 “글로벌 여행사든 로컬 여행사든, 한국 시장에서는 한국 시장의 규정을 동등하게 적용받아야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IATA코리아 홍대석 지부장은 지난 4일 “다국적 여행사는 본사 차원에서 별도의 계약을 맺고 그에 따라 관리가 이뤄지며, 다른 카테고리의 대리점보다 더 강력한 수준의 재무 및 재정 평가를 받기 때문에 세계 각 시장의 현지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KATA 양무승 회장은 “현재 NewGenISS 전반에 대해서 면밀하게 살피고 있으며, 글로벌 여행사에 대한 특혜조항을 포함해 불공정하거나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해 향후 NewGenISS 적용 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쟁이 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선주 기자 va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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