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제선 늘면서 중복 노선도 증가
가격 따라 수요 이동…타 지방과 경쟁

지방공항 국제선 항공노선이 확충되고 지방 출발 수요도 늘면서 이들 수요를 둘러싼 지방 간 경쟁도 심화됐다. 지방 대 수도권 양상이었던 기존의 경쟁구도가 점차 지방 대 지방 경쟁구도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광주 A여행사는 요즘 광주가 아닌 대구 지역 여행시장 동향에 더 관심이 많다. 무안공항에서 운영 중인 국제선 노선과 동일한 노선이 늘면서 그동안 각각 별개의 시장으로 움직였던 광주와 대구 시장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이 부쩍 높아져서다. 가격 차이가 일정 수준 이상 발생하면 가까운 무안공항을 놔두고 대구공항으로 이동해 출발하는 사례도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A사 대표는 “광주 수요는 당연히 무안공항 출발 상품을 이용한다고 여겼는데 언제부터인지 가격이 저렴하면 대구공항 상품을 이용하는 사례가 늘기 시작했다”며 “지방공항의 국제선 노선이 늘면서 이제는 인근 지방의 가격동향도 감안하지 않으면 모객하기 어렵게 됐다”고 토로했다. 30명 단체의 경우 가격차이가 2만원만 나더라도 광주-대구 간 왕복 전세버스 비용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출발지를 변경할 수 있다. 현재 대구공항과 무안공항에서 동시에 운영 중인 국제선 노선은 다낭·상하이·방콕·오키나와 등이다.


지방 간 경쟁은 지리적으로 가까울수록 더 심하다. 대구와 부산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대구공항의 국제노선이 최근 1~2년 사이에 대거 확충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강해졌다. 다낭·홍콩·오키나와·블라디보스토크·도쿄·괌·상항이·후쿠오카·방콕·타이베이·베이징 등 대구공항의 거의 모든 국제선 노선은 김해공항과 중복된다. 


지방 출발 노선이 확충돼 수도권으로 빼앗겼던 노선을 사수할 수 있게 된 반면 과거에는 별개의 시장으로 치부했던 인근 지방이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한 형국이다. 때문에 “항공노선 증대와 함께 지방 시장 규모가 커지고 하나의 독립된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커진 점은 반가운 일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도 그만큼 첨예해져 가격경쟁에 따른 수익하락 등의 부정적 영향도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