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동 대표
유경동 대표

호텔 판매환경의 변화는 호텔의 쉼 없는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 변화의 흐름에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세계 호텔 산업의 키워드는 바로 다이렉트 부킹(Direct Booking)이다. 투숙객이 호텔에 연락해 예약한다는 지극히 전통적인 상식이 파괴 됐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반작용과 차기 대안으로 다이렉트 부킹이 재조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대가 급속히 변해 이제 고객은 호텔의 누구와도 접촉 없이 OTA를 통해 예약을 넣고 지불까지 완료해 버린다. 고객은 어느새 호텔의 그물에서 빠져나가 훨씬 재미나고 큰 세상인 OTA의 바다로 빠져 나간 셈이다.


분명 다이렉트 부킹의 대두는 OTA라는 호텔객실 판매 환경 변화에 기인하고 있다. 나날이 높아져가는 OTA의 영향력과 그에 따른 과중한 수수료의 해결에 대한 방책으로만 다이렉트 부킹을 고려하면 안 된다. 그것은 다이렉트 부킹의 복잡한 함수를 파악하지 못한 채 다이렉트 부킹 솔루션(Direct Booking Solution)을 개발해 판매하는 업체들이 주장하는 단순논리의 함정에 빠지는 셈이다. 


물론 호텔이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관리 운영하는 건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미 국내외 호텔 솔루션 업계는 호텔들의 다이렉트 부킹을 향한 관심도에 발맞춰 다양한 다이렉트 부킹 솔루션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OTA의 바다로 빠져나간 고객을 어떻게 우리 호텔의 작은 샛강으로 불러들일 수 있을까? 


이 고민에서 다이렉트 부킹의 접근이 시작된다. 수수료에만 집착하다 보니 수수료를 떼어가는 OTA가 마치 타도의 대상처럼 느껴지게 된다. 그에 따른 단순한 사고로 접근한 각 호텔들은 시스템 컴퍼니의 논리에 갇혀 돈을 주고 특정한 다이렉트 부킹 시스템을 도입하면 마치 모든 게 해결되고 OTA바다로 떠나간 고객이 당장 되돌아 올 것이라 착각하게 된다. 더군다나 최근 전 세계의 다이렉트 부킹 시스템 회사들이 시스템 이용료를 무료나 저렴하게 제공하는 대신에 5%대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게 일반화 되고 있다. 바다로 흘러나간 고객을 되돌리기 위해 호텔 앞에 또 다른 바다를 만들어 가고 있는 형국이다.


다이렉트 부킹에 대해 호텔들이 적용해야 할 몇 가지 기본적인 기준이 있다. 첫째, 우리 호텔의 고객에 대한 명확한 파악과 분석이다. 우리 호텔은 어떤 층의 고객으로부터 왜 인기가 있으며 그들은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해당 고객들을 위한 다이렉트 부킹 시스템을 구축 할 수 있다. 


둘째로 분석된 고객의 특징에 맞춰 그들에게 제안되어야 할 호텔 고유의 서비스의 준비해야 한다. 이는 단골 고객의 눈을 반짝거리게 만드는 패키지 상품이기도, 호텔 브랜드가 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로 나타나기도 한다. 위치와 브랜드가 상이한 각각의 호텔들이 우리 고객을 만족시킬 실질적인 핵심 서비스 역량을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부분이 고객을 직접 유입시킬 수 있는 기본으로 작용한다. 


셋째는 상품과 서비스가 고객에게 전달될 전달 도구(Delivery Tool)의 개발이다. 호텔의 홈페이지가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호텔들이 홈페이지 하나가 다이렉트 부킹의 전부인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고객들에게 직접 소개해야 할 호텔 콘텐츠는 이제 세상의 변화에 맞춰 다양한 언어와 디바이스로 제공되어야 한다. 지금 호텔 홈페이지가 스마트 폰에서도 각종 태블릿 등에서도 정확히 노출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면 호텔의 현주소를 당장 알 수 있다. 알릴 것이 산처럼 쌓여있어도 고객의 손에 들린 각종 기기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고객이 최종적으로 호텔을 예약할 단계에 사용할 예약 엔진(Booking Engine)의 최적화다. 예약 엔진은 이제 단순한 예약 정보의 수집이라는 이전 역할에서 가격비교, 다양한 호텔 고유상품의 노출, 결제, 통계 리포트 등 호텔의 고유 고객을 붙잡아 두기 위한 모든 기능을 해 내야 한다. 


호텔이 다이렉트 부킹을 위한 시스템과 업무를 구축한다는 것은 단순히 시스템 하나를 계약 맺고 도입하는 일과는 차원이 다르다.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은 호텔의 근간을 건드리는 거대한 프로젝트다. 


다행히 최근의 통계에 따르면 OTA에서 예약을 하려는 고객의 52%가 예약 직전 호텔의 홈페이지를 방문한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얼기설기 짜놓은 느슨한 그물에 들어와 둘러보다가 다시 OTA의 바다로 빠져 나간다는 얘기다. 호텔들의 다이렉트 부킹 개발은 시대의 과제가 됐다. 다이렉트 부킹을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다이렉트 부킹에 대한 판단 오류에 빠져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유경동
(주)루밍허브 대표 kdyoo@roomingh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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