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부터 대한항공이 크로아티아 자그레브(Zagreb)에 주3회(화·목·토요일) 직항 운항을 시작한다. 크로아티아는 대한항공이 다년간 안정적으로 전세기를 운영한 목적지로, 2014년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여행자들에게 각인됐다. 자그레브 정기편 취항 이후 변하게 될 장거리 여행 시장과 크로아티아 관광시장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여성이 시장 주도, 세대도 다양


국내 크로아티아 여행 시장은 45세 이상 여성과 단체여행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로아티아관광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관광객 44만8,636명 중 67.2%가 45세 이상 중장년층이며 여성(62.9%)이 남성(37.1%)보다 많았고, 단체여행객(72.5%)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한진관광이 9년간 운영한 전세기 운항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는 연령대가 점차 어려지고 있으며, 젊은 여성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직항 취항으로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자유여행 수요도 증가해 50만명 돌파도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도 크로아티아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의 예약은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여행사들은 직항 기념 기획전도 진행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크로아티아 상품은 올해 7월까지 지난해 동기 대비 26% 성장했으며, 9월 이후 예약 상황도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고 밝혔다. 한진관광도 전세기 상품의 성장과 탑승률이 두드러졌으며, 최근 대한항공의 직항을 활용한 상품을 홈쇼핑에서 판매한 결과 예약률과 전환률 모두 좋아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한진관광 패키지팀 박형곤 유럽노선장은 “9월1일 취항인데 6월부터 모객을 시작해 조금 늦은감이 있지만 직항 효과로 상품 가격이 내려갔고 현재 모객도 순항 중”이라며 “또 스카이패스 활용폭이 넓어져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 전세기를 이용할 때는 프레스티지로 좌석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었지만 정기 노선에서는 스카이패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서 “크로아티아 여행 성수기는 4~5월 봄과 7월부터 10월 중순까지다. 올해는 9~10월만 남아 직항 효과가 온전하게 나타나지 않지만 내년 4월부터 시장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고, 프레스티지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동계 시즌이자 비수기가 시작되는 10월 말부터 저가 경쟁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재 9~10월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 체코 등이 포함된 패키지는 200만원대로, 비수기의 경우 170만원대 상품도 있지만 150만원 이하로 내려갈 경우 수익성과 관광지에 대한 매력 모두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10월29일 이후 대한항공 귀국편은 자그레브-취리히(2시간 공항 내 대기)-인천으로 스케줄이 변경돼 홈쇼핑에서 직항이라는 장점을 내세울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복수의 여행사 관계자들은 크로아티가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관광콘텐츠를 여럿 보유하고 있어 현재의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다음 장거리 직항은 어디?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가 정기 노선으로 이동하며 전세기 목적지에 공백이 생겼다. 여행업계는 벌써부터 전세기 공백을 채우고, 새로운 장거리 목적지가 될 뉴페이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크로아티아가 다년간의 전세기 실적과 운수권 획득을 바탕으로 직항 노선이 신설된 점을 감안해 몇 가지 목적지가 후보로 추려졌다.


우선 올해 하계 시즌을 달군 노르웨이 오슬로를 꼽을 수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각각 11회, 13회 운항했으며, 모객도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내년 오슬로 전세기 운항횟수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포르투갈 리스본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6월 포르투갈과 항공업무협정을 체결해 직항 가능성을 열었고, 포르투갈관광청 한국사무소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또 한진관광은 최근 리스본 전세기 운항 가능성에 대한 현장 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여행사 관계자들 또한 목적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번 크로아티아 직항 취항으로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등 발칸 주요국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L 여행사 관계자는 “국적 FSC가 손을 뻗지 않은 북아프리카도 주목할 만하다. 북아프리카에는 모로코, 튀니지 등의 매력적인 목적지가 있다”며 “튀니지는 일반적으로 아프리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서 탈피할 수 있다. 사하라 사막과 같은 대자연뿐만 아니라 튀니스와 같이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인 곳도 있다. 또 지중해와 맞닿아 있어 휴양 목적지로도 적합하다”고 설명하며 “모로코도 유럽의 색채가 강해 한국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G 여행사 관계자는 이집트, 특히 카이로 운항 재개 가능성을 점쳤다. 관계자는 “아에로플로트러시아항공이 모스크바-카이로 직항을 3월부터 다시 운항하면서 한국인관광객들도 들어가기 시작했다”며 “성지순례를 비롯한 이집트 여행에 대한 수요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광객 1,500만명 돌파한 바트레니(Vatreni) 크로아티아

‘불덩어리’란 의미의 바트레니(Vatreni)는 크로아티아 축구대표팀의 별명이지만 크로아티아에 대한 세계인의 반응도 불덩어리처럼 커지고 있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지난해 해외 관광객 수 1,559만명(13%↑), 해외관광객 숙박일 수 8,022만박(11%↑)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관광객 수 상위권에는 독일(261만5,900명)과 오스트리아(133만1,215명), 슬로베니아(129만7,681명), 폴란드(93만4,336명), 영국(75만0,675명), 체코(74만1,757명) 등이 차지했으며, 11위 한국은 지난해 관광객 수 44만8,636명과 54만9,000박으로 종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숙박일 기준으로 크로아티아의 인기 지역은 이스트리아(Istria) 반도(2,542만박), 스플리트-달마티아(Split-Dalmatia)주(1,659만박), 프리모레-고르스키 코타르(Primorje-Gorski kotar)주 1,489만박, 자다르(Zadar)주 921만박, 두브로브니크-네레트바( Dubrovnik-Neretva)주 771만박 등으로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며, 대한항공이 취항하는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는 226만박을 기록했다. 크로아티아관광청은 “크로아티아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지속하기 위해 해외 지사를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라며 “올해는 중국 상하이, 한국 서울, 미국 로스앤젤레스, 이탈리아 로마 등이 대상”이라고 밝혔다. 


한편, 크로아티아 정부는 2019년부터 성수기 숙박에 대한 여행자세금(Tourist tax)을 1박당 약 25% 올릴 예정이라고 지난 2일 발표했다. 캠핑을 제외한 모든 숙박 시설에 해당되며 1박당 8쿠나(한화 약 1,400원)였던 여행자세금은 내년부터 10쿠나(한화 약 1,750원)로 변경된다. 크로아티아의 여행자세금은 얼리(Early), 하이(High), 로우(Low), 레이트(Late) 시즌으로 구분되며, 시즌 기간은 도시별로 상이하다. 크로아티아 가리 카펠리(Gari Cappelli) 관광부 장관은 “여행자세금을 인상하더라도 스페인(최대 2.5유로, 한화 약 3,200원), 이탈리아(최대 7유로, 한화 약 9,000원) 등 보다 저렴하다”고 밝혔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