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균 기자
이성균 기자

20~30대가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패키지가 꽉 잡고 있는 효도여행까지 자유여행이 침범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런 상황은 일일투어, 버스투어 등 다양한 현지 투어 상품이 생기면서 자녀가 부모님을 편하게 모실 수 있는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친구는 부모님을 모시고 10일 이상의 일정으로 유럽을 여행했는데 자유여행을 감행했다.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냈지만 자신만만하게 현지 투어와 자유일정을 섞은 여행 일정표를 보여줬다. 대형 여행사의 세미패키지가 아닌 자신만의 세미패키지를 만든 것이다. 


투어와 액티비티, 패스, 티켓 등 단품은 발리와 필리핀, 일본 등 아시아에서 다양한 상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에 정착했지만 유럽 및 장거리 노선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럽 여행의 패턴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다양한 직항 노선과 함께 유럽 자유여행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똑똑한 여행자 탓에 자유여행사, 패키지여행사 모두 저마다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한 자유여행 전문 여행사는 지난해부터 급격히 고객이 줄어 자유여행 부서 인원을 줄이는 등 특단의 대책도 세웠다고 한다. 반면 유럽 및 장거리 노선의 현지투어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날이 갈수록 성장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유럽 및 장거리 지역의 현지투어가 올해 1~7월까지 지난해 동기 대비 2.2배 가까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역의 경우 여전히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강세를 보였으며, 몽생미셸 투어, 바티칸 투어와 남부투어 등이 강세라고 밝혔다. TV 예능프로그램에 힘입어 스페인은 떠오르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A여행사는 동유럽 수요가 늘어나면서 체코에서 자전거 투어 등의 단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유럽 및 장거리 시장에서 단품 수요의 증가가 단순히 전체 여행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패키지보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패키지 시장의 균열을 일으킬지를 지금 단정해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부모님만 보내는 패키지 효도여행의 시대는 가고, 자유여행이 발을 들인 것만은 자명하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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