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온누리여행사, 더좋은여행 잇단 폐업 … 약빨 떨어진 홈쇼핑, 패키지 여행사 휘청

고단한 한해를 보내고 있는 여행업계에 또 한 번 씁쓸한 소식이 전해졌다. 9월에만 e온누리여행사, 더좋은여행 등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잇달아 폐업신고를 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이들 여행사가 이처럼 벼랑 끝에 몰린 배경으로 하나같이 ‘홈쇼핑’을 지목하고 있다. 


복수의 여행업 관계자들은 홈쇼핑 수익이 예전만 못한데 방송 비용은 여전히 회당 5,000~6,000만원씩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금력이 약한 중소여행사들은 방송이 삐끗하면 버티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Z여행사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여행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자금력이 있는 메이저 브랜드는 홈쇼핑이 비용 대비 수익성이 좋지 않더라도 버틸 힘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여행사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에서 수탁금까지 손을 대면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랜드 소장은 “여행업계가 침체돼 있는 상황이지만 홈쇼핑 참여는 더 과열되고 있다”며 “예전에는 홈쇼핑에서 여행상품이 드문드문 나와 소비자들이 기다렸다가 샀지만 요즘에는 홈쇼핑 채널을 돌렸다하면 여행 상품을 판매해 나중에 예약해도 된다는 심리가 퍼졌고, 마지막 특가까지 기다리다 결국 예약을 하지 않는 등 예약 확률이 오히려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서 “호황이던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올해 투자를 진행했지만 수익은 그에 못 미쳐 자금상황이 좋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몇몇 여행사들은 사무실 확장 등 투자를 잠시 보류했다는 소식마저 들린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경기침체에 따른 여행심리 위축과 FIT 수요 증가에 대한 패키지 여행사의 미진한 대응 등을 원인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여행하는 패턴은 갈수록 다양해지지만 여행사는 여전히 여행사 입장에서만 여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자체 모객력을 키우는 등 홈쇼핑의 대안을 모색하고, 여행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고민해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여행사의 연속된 부도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복수의 여행업 관계자들은 올해 남은 기간 실적에 따라 3~4개의 여행사들이 비슷한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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