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위기, 어디 한두 번인가
[기자수첩] 위기, 어디 한두 번인가
  • 김선주 기자
  • 승인 2018.09.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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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주 기자
김선주 기자

 

기대를 밑돈 여름성수기 성적표의 후폭풍이 거세다. 1991년 한국에 BSP 제도가 도입된 이래 20여년 동안 대표적인 항공권 판매 전문여행사로 확고한 영역을 구축했던 탑항공이 BSP대금 미입금으로 8월24일 BSP 부도처리 됐다. 9월3일에는 지난해 11월 첫 발을 내디뎠던 e온누리여행사가 소비자와 업계에 큰 피해를 안긴 채 도산했고, 5일에는 위태위태했던 더좋은여행이 끝내 파산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2년여의 짧은 행보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형 사고가 잇따르자 그러잖아도 여행경기 위축을 걱정했던 여행업계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


이게 끝일까? 안타깝지만 현재로서는 이게 시작이라고 보는 시각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디어디도 위험하다더라, 불길한 소문이 파다하다. 중소여행사를 보면 더 우울하다. 규모가 작다보니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서울 소재 국외여행업 등록여행사인 (주)파인비치와 (주)흐노니 두 곳도 여름성수기가 끝나기 무섭게 무너져 소비자 피해접수 절차에 돌입했다. 


선행지표도 별로다. 추석 모객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은 물론 신규 견적문의도 눈에 띄게 줄어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영업차 서울에 올라왔다가 서울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접한 부산의 모 중소여행사 사장은, “이맘때쯤이면 연말과 내년도 인센티브 행사 견적문의가 꽤 들어와야 하는데 올해는 이상하리만치 뚝 끊겼다”며 “낌새가 좋지 않아 이미 8월부터 비용지출 등에서 대비체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부산 업체 중에는 벌써 직원 무급 휴가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곳들도 상당히 많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과거의 숱한 위기들이 떠오른다. IMF 외환위기, 미국 9·11 테러, 사스(SARS), 글로벌 금융위기, 동일본 대지진, 세월호 사고, 메르스(MERS)…. 돌이켜보면 위기와 악재는 언제나 여행업계를 덮쳤다. 그때마다 고통스러웠지만, 확실한 것은 위기에 대한 면역력도 함께 키웠다는 점이다. 덕분에 더 큰 악재가 와도 더 쉽게 극복했던 것 같다. 이번에도 그러리라 믿는다. 물론 훌훌 털고 다시 활기를 띠는 게 최고겠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지레 겁먹고 위축될 필요는 없다. 위기에 대처하는 충분한 노하우가 있으므로.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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