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세금등 국내사와 공정경쟁 불가능”
준비 중인 패키지 메타서치도 수수료 갈등

네이버 항공권 서비스가 ‘상품 다양성 확보’ 명목으로 10월부터 글로벌 업체와 제휴하겠다는 내용을 입점사에 9월 말 메일로 통보했다. 네이버는 이번 제휴가 외국계 항공사, 해외 여행사 상품을 추가해 네이버 항공권의 활성도를 높이고, 항공권을 취급하는 여타 해외 업체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휴 등을 통한 네이버 항공권 서비스의 지속적인 경쟁력 확보가 결국 입접업체에도 득이라는 논리다. 제휴 업체로는 카약이 거론되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호텔 부문에서 호텔스컴바인과, 항공 부문에서 트립닷컴과 제휴하는 등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에 제한을 두지 않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또 다른 글로벌 업체와의 추가적인 제휴도 예측가능 했다는 분위기지만 이것이 현실화 되면서 국내 입점사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결정에 대한 국내 여행사들의 불만은 해외업체와 국내업체 간 판매 조건이 공평하지 않다는 점, 국내 대표 포털 임에도 네이버가 국내기업과 해외기업 간 경쟁을 오히려 부추긴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는 발권수수료, 취소수수료를 비롯해 각종 세금 등 여러 가지 부가세를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법인 등 국내에 실체가 없는 해외업체는 이런 부분에서 어떤 제약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공평한 경쟁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분개했다. 일각에서는 해외업체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해외업체와 제휴를 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네이버는 호텔, 항공, 현지투어에 이어 패키지 여행상품 메타서치 서비스도 내년 초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제시한 조건이 상당히 높은 수수료와 CPS(판매당 과금) 비용까지 별도로 지불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응을 이끌어 내지는 못하고 있다. A여행사 관계자는 “네이버 패키지 메타서치 플랫폼에서 판매가 이루어지면 상품가의 일정 부분, CPS까지 네이버에 지급해야 하는 조건이다”며 “여행사 수익이 상품가의 8~9% 정도라 이 같은 조건에서는 수익을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A여행사는 네이버 패키지 메타서치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기로 최근 결정을 내렸다. 


대리점 수수료를 감안해 가격을 책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홀세일 여행사도 입점을 장고하고 있다. B여행사는 “수수료 부담도 있지만 패키지까지 내어주는 것이 정서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C여행사는 내부 방침에 따라 1차 오픈에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홀세일 여행사는 대리점과 네이버 간 수수료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높아 입장정리를 더욱 유보하고 있다. 대리점의 판매 수수료는 보통 3~5%에 불과해 네이버가 제시한 수수료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결국 패키지 메타서치에 대한 네이버의 제안은 홀세일 여행사는 물론 직판 여행사에게도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여행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과도한 수수료 부과를 두고 네이버가 과한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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