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사, 지상비 사전정산 요구 확산 … 근본 문제는 여행수요 위축

여행업 경기 위축으로 랜드사의 위기감도 커졌다. 위기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부진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한 상황이다.


패키지는 물론 허니문, 인센티브, 골프 등 부문을 가리지 않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랜드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e온누리여행사와 더좋은여행이 잇달아 도산한 것은 물론 소규모 여행사의 폐업도 지속되고 있어 지상비 입금관리 고삐를 바짝 죄려는 움직임도 거세졌다. 특히 패키지 랜드사의 경우 후불 정산으로 거래하는 사례가 많아 미수금 관리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동남아 전문 A랜드사 관계자는 “기존 거래여행사의 경우 관행처럼 지상비 일부를 행사 후에 정산하기도 했는데, 하반기 들어 패키지사가 연달아 폐업하고 모객도 매우 부진해 긴장하고 있다”며 “가급적 지상비 사전 정산을 요청하고 있으며 신규 거래 업체인 경우 무조건 사전 정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바운드 뿐만 아니라 국내여행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섬 여행 상품의 경우 섬 여행 전문업체가 홀세일러 형태로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들어 사전 정산이 일반화되고 있다. 국내여행 홀세일러 B사 대표는 “이미 올해 상반기에 두 어 곳의 거래여행사가 행사비를 입금하지 않고 잠적해 수 백 만원의 피해를 봤고, 국내여행 경기도 좋지 않아 사전 정산이 아니면 물량을 아예 받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여행업 경기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허니문과 인센티브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C 랜드사 소장은 “그동안 여러 여행사에 조금씩 떼인 지상비를 다 받으면 아마 수 억 원은 될 것”이라며 “사전 정산하지 않으면 아예 행사를 받지 않은 지 이미 오래 전이지만, 더 큰 문제는 허니문이든 인센티브든 수요가 없다는 점”이라고 걱정했다. 지상비 정산관리보다 수요부진이 더 큰 문제라는 얘기다. C사 소장은 “현재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대비 절반 정도인 수준이고, 다른 랜드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여행경기가 침체된 탓도 있겠지만, 여행업체를 통하지 않는 수요가 갈수록 증가하는 것도 주된 원인인 것 같다”고 봤다.
이렇다보니 랜드사 사이에서는 ‘다음 도산할 여행사는 어디라더라’ 식의 소문도 파다해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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