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은 기자
손고은 기자

9월 초 홈쇼핑에 크게 의존하던 e온누리여행, 더좋은여행 등이 줄도산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 말은 안 해도 불안함에 밤잠 이루지 못하는 곳들도 분명 더 있을 테다. 


업계에 따르면 방송료 1회에 홈쇼핑에 지불해야 하는 평균 금액은 지난해 약 5,000만원 수준에서 올해는 7,000만원까지 치솟았다. T커머스 홈쇼핑 방송료도 평균 1,500만원 수준에서 올해 3,000~4,000만원까지 껑충 올랐단다. 그럼에도 연초부터 여행업계에서 홈쇼핑은 활발하게 진행됐다. 저렇게 피를 흘려도 될까 싶을 정도였는데, 다행히 최근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A여행사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서에 따라 홈쇼핑 횟수를 전년 대비 70%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홈쇼핑 방송에 집중됐던 마케팅 비용을 좀 더 다양하게, 다른 방향으로 적절한 선에서 지출하겠다는 의지가 하반기 들어 더욱 확고해졌다”라고 말했다. 홈쇼핑에서의 콜수나 전환률이 낮아지면서, 또 방송료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수면 아래 돌고 돌았던 현금의 흐름을 막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끝날 줄 모르던 홈쇼핑 출혈 마케팅은 다소 진정된 분위기다. 또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되 외부 채널의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채널의 힘을 키우는 것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데에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네이버가 패키지 여행 상품 메타 서치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여행사에 입점 조건으로 내건 중개 수수료는 6% 대로 알려졌다. 여행사 수익이 평균 8~9%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네이버가 강력한 파워를 가진 채널인 만큼 당연히 무리해서 입점했을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브랜드 인지도 높은 몇몇 대형급 여행사들은 입점을 거절했다고. 


여름 성수기는 물론 추석 연휴 대목도 여행사들의 사정은 좋지 않았다. 출발 직전까지 특가가 판을 쳤다. 하지만 홈쇼핑 횟수를 줄이고 부당할 정도로 높은 판매 수수료 조건을 거절하면서 수익 구조를 개선하려는 변화의 의지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니까. 역시 노련한 장사꾼은 밑지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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