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항공·싱글라이프투어 끝내 파산…항공사 비상식적 환불 대응에 원성

더좋은여행과 e온누리여행에 이어 항공권 판매의 명가로 불렸던 탑항공마저 폐업하고, 중소 규모 여행사의 파산도 잇따라 여행업계 분위기가 한층 뒤숭숭해졌다.


13~14억원의 BSP대금을 입금하지 못해 8월24일부로 BSP 디폴트 처리됐던 탑항공은 10월1일부로 폐업을 선언했다. BSP 디폴트 이후 탑항공 유봉국 대표는 9월까지 미입금액을 정산하고 BSP대리점 자격을 회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끝내 이루지는 못했다. 현금 흐름이 악화된 상황에서 BSP 디폴트 이후 소비자들의 항공권 취소 및 환불이 쇄도하고 ATR 형태의 영업도 부진해진 게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탑항공은 홈페이지에 띄운 사과문에서 “최근의 대내외적 경영환경 악화에 대응해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다했지만 부득이하게 10월1일자로 폐업을 하게 됐다”고 밝히고 미환불 등의 피해는 영업보증보험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다며 한국여행업협회(KATA)에 문의할 것을 안내했다. 탑항공은 10억원짜리 영업보증보험에 가입했다. KATA는 10월 중 피해공고를 내고 소비자 피해내역을 접수할 예정이다. 4일 현재 피해접수를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수 십 명의 피해자가 KATA 홈페이지에 구제를 요청한 점을 감안하면 최종 피해 규모도 상당한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탑항공이 폐업하기 이전에 환불신청을 했는데 환불받지 못한 경우 영업보증보험을 통해 구제 받을 수 있다. 


중소 규모 여행사의 파산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여행업 등록업체로 몰디브와 중국, 동남아 등지의 에어텔 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했던 싱글라이프투어도 추석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9월28일 폐업을 선언했다. 싱글라이프투어는 기획여행보증보험 2억원과 영업보증보험 5,000만원에 가입한 상태다. 이에 앞서 8월 이후에만 서울 소재 국외여행업 등록업체인 파인비치, 흐노니, 굿모닝트립이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고 문을 닫은 바 있다. 


여기에 사업을 축소하거나 긴축경영을 검토하는 여행사들도 늘면서 이래저래 여행업계 분위기는 위축되고 있다. 


한편, 탑항공 항공권 환불을 두고 일부 항공사가 상식에 맞지 않게 대응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탑항공 폐업 이후 항공권 환불 신청에 대해서는 해당 항공사가 처리해야 하는데 일부 항공사의 경우, 탑항공을 통해 환불 받으라고 사실상 환불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탑항공은 이미 폐업했는데 어떻게 그곳을 통해 환불신청을 하라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이 접수됐다”며 “탑항공에서 정상적으로 발권한 항공권은 탑항공 폐업과 상관없이 유효하며, 환불을 원할 경우 해당 항공사에 신청하면 된다”고 밝혔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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