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매년 두자릿수 실적 감소…5년 사이 급속히 사세 기울어

탑항공의 추락은 처음에는 서서히 시작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게 진행됐다. 한때 국내 할인항공권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탑항공은 2005년 9월 대한항공이 항공권 부정판매를 이유로 대리점 계약을 해지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탑항공의 항공권 부정판매는 당시 한국일반여행업협회(KATA)가 ‘항공권 판매질서 건전화를 위한 우리의 결의문’을 발표할 정도로 여행시장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항공권 외길을 걸어 온 탑항공은 이후 개별여행으로 시선을 돌리는 한편 한진이나 롯데JTB 등을 통해 대한항공을 간접 판매하는 등 여러 시도를 계속했지만 항공권 구매가 온라인으로 굳어지는 등 환경이 변하면서 2015년 이후 급격히 내리막 길을 걷는다.


탑항공은 2014년까지만 해도 전체 BSP 순위에서 5위를 기록할 정도의 수준은 유지했다. 2014년 3.004억원이었던 탑항공의 BSP 실적은 2015년 21.1% 떨어졌고 순위도 8위로 내려 앉았다. 2016년에 다시 21.7% 마이너스를 기록한 탑항공은 간신히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탑항공은 이후 국내 전체 BSP 실적이 전년보다 12.6% 증가하며 연간 BSP 10조원 시대를 열었던 2017년에도 1,240억원의 실적으로 19위까지 밀려났다. 그나마도 2017년 하반기에는 20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도 종종 나타났다. 20위권 대다수 여행사가 두자리 실적 증가를 기록할 때 32.3%나 실적이 빠지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BSP 실적 20위권 여행사 중 2017년 실적이 전년보다 하락한 여행사는 탑항공과 삼성전자의 이탈로 타격을 받은 세중이 유일했다. 탑항공은 결국 ‘영원한 1위는 없다'는 냉혹한 현실과 함께 급변하는 여행시장과 대응이라는 무거운 숙제를 남기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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