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 기자
김선주 기자

일본의 외래객 유치 전선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9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수는 216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3% 줄었다.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013년 1월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오사카 호우 및 태풍 피해에 홋카이도 지진까지 자연재해 악재가 잇따른 결과다. 물론 한국도 크게 위축됐다. 7월 방일 한국인 수가 26개월 만에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됐다. 8월에도 -4.3%를 기록하더니 9월에는 -13.9%로 마이너스 폭을 넓혔다. 


중국과 함께 일본 인바운드 부문의 양대 시장인 한국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니 일본으로서는 당연히 속이 탈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한국 시장을 대하는 일본의 태도도 확 달라진 느낌이다. 한국 시장이 마이너스 국면으로 접어든 시기에 공교롭게도 한국을 찾는 일본 지자체와 업체의 발길이 부쩍 늘었고, 마케팅 활동도 크게 증가했다. 주력 시장이 위축됐으니 영업을 강화하고 마케팅을 늘리는 것은 당연한데, 이를 두고 씁쓸하다는 반응도 많다. 


알다시피 최근 몇 년 새 한국에서는 그야말로 일본여행 붐이 일었다. 저비용항공사(LCC) 취항이 집중되면서 비용이 많이 낮아지는 등 호재가 많아서였다. 매년 신기록을 갈아치우더니 지난해에는 무려 714만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찾았다. 출국자 10명 중 3명 꼴이다. 자연재해 악재만 아니었다면 올해는 800만명도 넘을 기세였다. 


한국시장에 대한 일본의 관심은 그런 일본여행 열기와 반비례했다. 많이 갈수록 한국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불만이 높아졌다.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찾아오는 시장으로 치부됐기 때문이었으리라. “매년 찾아와 영업활동을 했던 호텔에서 올해는 중국과 타이완으로 예산을 집중시켜 한국에 올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어이가 없었다”는 한 여행인의 말에는 서운함이 가득했다.


그냥 놔둬도 저절로 성장하는 시장이란 없다. 긴 안목의 지속적인 관심이 있을 때 비로소 부침 없는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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