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입점 철회도 검토하는 등 강경 입장 고수

네이버 항공권의 글로벌 업체 제휴를 철회해 달라는 여행사 입장이 담긴 건의문이 지난 23일 한국여행업협회(KATA)를 통해 네이버 측에 전달됐다. 네이버는 관련해 KATA 측에 “관련 부서와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는 네이버의 결정을 기다리는 한편, 입장이 관철되지 않았을 경우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9월 말 네이버 항공권이 글로벌 업체와 제휴하겠다는 내용을 입점 여행사에 통보한 이래 네이버 항공권과 여행사 간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여행사는 판매 조건과 제약 조건이 다른 글로벌 업체와 동일선상에서 경쟁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으며, 네이버는 “글로벌 업체와는 부분적으로 제휴해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그러나 여행사는 글로벌 업체 제휴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글로벌 업체가 제공하는 상품을 입점 업체 상품이 아닌 것으로 선별한다고 해도 원천적인 불균형은 해소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업체는 총액요금제, 취급수수료(TASF), 취소수수료 등 국내 업체에 적용된 판매 조건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상대적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입점사 외 업체의 상품만을 글로벌 업체를 통해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동일 노선에 대한 경쟁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분위기다. A여행사 관계자는 “취급수수료가 없으니 보이는 가격을 더 낮출 수 있고 반대로 취소수수료는 공정위 제재를 받지 않고 자율적으로 부과하니 부가 수익을 유연하게 창출, 이 수익을 통해 또 다시 상품가 경쟁력을 갖게 된다”며 “네이버 항공권이라는 동일 선상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국내 여행사가 모두 핸디캡을 갖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행사의 글로벌 업체 제휴 철회 건의에 대한 네이버의 결정에 따라 여행사의 향방도 결정될 전망이다. A여행사 관계자는 “네이버가 글로벌 제휴를 고수할 경우엔 우리가 네이버에서 빠지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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