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경 기자
차민경 기자

 

철옹성 같았던 중국 시장의 빗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다. 거의 최소한의 운항으로 줄어들었다고 보았던 비행기길과 뱃길이 점점 사드 이전 수준을 향해 회복되고 있고,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도 완연한 증가 추세다. 


국토교통부가 매월 발표하고 있는 항공여객에 따르면 중국노선 여객은 올해 3월부터 전년대비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9월27일 공개된 8월 항공여객만 떼어놓고 보아도 2017년 대비 24.9% 늘어 총 158만 명이 입국했다. 사드 보복 여파가 없었던 2016년 동월(207만명)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상태이지만 지난 6개월 간 매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유의미하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집계한 인천-중국 항로의 국제여객 수송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년동기대비 21%가 늘었다. 사드 보복 여파가 없었던 2016년의 78% 수준이다. 


여객 증가세에 맞춰 취항 노선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8월 기준으로 제주에서는 항저우, 베이징, 상하이, 선양, 텐진 등으로, 청주에서는 베이징, 선양, 닝보, 다롄 하얼빈, 상히이 등으로 정기 노선 운항 횟수가 늘어났다. 특히 청주 출발 노선 대부분은 아예 없어졌다가 다시 재취항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예후는 아직 남아있지만 기대할만한 조짐이 확실해지면서 중국 랜드도 바빠지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번 중국 시장의 전환기를 기점 삼아 상품 개선을 시도하는 곳들이다. ‘저가 패키지’로만 인식되던 중국 상품의 체질 개선을 노리는 것이다. 쇼핑과 옵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아예 프리미엄을 붙여 고가 상품을 준비하는 곳도 있었다. 한 중국 랜드사 관계자는 명사를 초청한 테마여행 등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사드 이전과 시장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고, 저가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개선돼 가격군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시장의 회복 속도가 탄력을 받았다. 깨끗하게 지워진 종이에 다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점이다. 저품질 여행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다시 불러올 것인지, 보다 건전한 새 시장을 만들 것인지 지금부터 그리기 나름이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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