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은 꼿꼿하다. 남도 바다에 터 잡은 삶이 그러하고, 그 터전을 발판으로 산맥처럼 우뚝 솟아오른 예술혼이 또 그렇다.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보성여관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보성여관

켜켜이 감동 <태백산맥>


조정래 작가는 <태백산맥> 소설을 쓰기 위해 4년간 준비하고, 6년간 집필했다고 한다. 명작의 탄생 뒤에는  10년이라는 각고의 세월이 있었던 것. 태백산맥 문학관은 보성군 벌교읍에 위치해 있다. 소설 <태백산맥>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총 집합해 있는 곳이다.


 4년간의 준비 과정에서 그가 발로 뛰어다니며 직접 취재한 자료, 애용하던 의복부터 문학인들이 소설을 읽고 감명을 받아 그에게 준 선물, 가족과 애독자들이 <태백산맥>을 직접 필사한 노트까지. 여러 권의 수첩에 적힌 취재 내용과 펜으로 그린 그림을 보니 작품을 향한 작가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태백산맥>의 초고도 2m 정도의 높이로 쌓여져 있었다.


재능과 노력이 합쳐진 작품이란 이런 것일까. 전시실 유리벽 너머 야외에 벽화가 있었다. 오방색으로 이루어진 옹석벽화로, <태백산맥>에 담긴 질곡의 역사를 극복하고 광맥처럼 묻힌 민족의 염원을 발굴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문학관을 나오자, 건물 전면에 새겨진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는 글귀가 마음에 쏙 들어와 박혔다. 

객산 마을 풍경
객산 마을 풍경
태백산맥 문학관
태백산맥 문학관

 

남도바다에 터 잡은 삶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남도바다를 터전으로 삼은 곳을 방문했다. 보성군 회천면에 있는 객산마을이다. 이곳은 어촌마을로, 주민들이 각종 해산물을 채취해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마을 변두리의 집은 바로 1m 앞이 바다다. 물가로 가까이 다가가니, 갑자기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발밑을 내려다보니, 모래사장이 아닌 하얀 조개껍데기가 가득한 해변이다. 조그만 배 한 척이 해변으로 돌아왔다. 부부 혹은 남매로 추정되는 두 사람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합을 맞춘 듯 일사천리로 배를 세우고 어구들을 내렸다. 그들은 낯선 여행자를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망망대해 물결 속에서 혼자서도 꼿꼿한 부표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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