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숙박 시장 둘러싼 경쟁 구도 심화
부킹홀딩스, 호텔스컴바인·그랩 주목

글로벌 숙소 예약 플랫폼의 인수·합병이 가속화 되고 있다. 덩치가 큰 업체가 로컬 플랫폼을 매입하는 구조인데 이제는 지역을 거점으로 아파트먼트·개인룸과 같은 공유숙박 서비스 플랫폼이나 메타 서치 플랫폼, 운송 서비스 업체 등 호텔·리조트와 같은 전형적인 숙박시설을 벗어난 업체를 인수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여행과 관련된 더욱 다양한 인벤토리를 확보하고 소비자 트래픽이 높은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부킹홀딩스는 지난 7월 호텔스컴바인 인수 계약을 체결, 올해 말이면 최종 승인을 거쳐 본격적으로 카약(Kayak)을 통해 운영할 예정이다. 또 지난 10월 말에는 동남아시아의 운송 서비스 플랫폼 ‘그랩 홀딩스’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부킹닷컴과 아고다 플랫폼에서 양사의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게 됐다. 


익스피디아그룹은 지난 10월 말 미국의 필로우(Pillow)와 아파트먼트 젯(Apartment Jet)을 인수했다. 두 업체 모두 개인 숙소를 단기 임대하거나 게스트룸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중개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공유숙박 시장은 지난 2015년부터 불이 붙었다. 부킹홀딩스의 아고다(Agoda)가 아고다 홈즈(Agoda Homes)를 론칭, 같은 해 익스피디아도 하우스 렌탈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어웨이를 인수하면서 경쟁 구도가 펼쳐졌다. 호텔·리조트의 인벤토리를 늘리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반면 개인 숙소의 경우 아직 발굴되지 않은 숙소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익스피디아에 등록된 숙소는 89만5,000여개, 에어비앤비의 경우 500만개에 달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텔·리조트에서 벗어나 공유 숙박까지 다루게 되면서 익스피디아와 아고다가 가진 인벤토리는 3년 사이 2~3배 이상 급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비앤비는 반대로 호텔 인벤토리를 확대 중이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공유숙박은 더 이상 에어비앤비만 공급하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최근에는 에어비앤비도 호텔들을 대상으로 보다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만큼 ‘숙소’ 예약 플랫폼들이 공급하는 숙소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숙소 예약 플랫폼들이 다양한 카테고리의 숙소를 공급함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인벤토리가 크게 늘면서 기업가치 평가를 높이는 데에도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운송 서비스나 공유 숙박 등에 각국이 가하는 법률 규제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만큼 앞으로 글로벌 숙소 예약 플랫폼에게 주어지는 사회적 책임이나 ‘불법’ 논란에서 더욱 자유롭지만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B2B 온라인 여행 그룹 웹젯은 두바이에 거점을 둔 ‘데스티네이션 오브 더 월드(Destinations of the World, 이하 DOTW)’를 지난 5일 인수했다. 인수 규모는 1억7,300만 달러다. DOTW는 호텔 1만2,300개와 직거래 중이며, 지난 2015년 한국의 비코트립을 인수한 바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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