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경 기자
차민경 기자

 

몇 년 전부터 ‘블랙프라이데이’가 되면 분위기가 들썩인다. 미국의 최대 세일 기간이건만 한국땅의 우리가 세일 분위기에 취하는 것은 왜일까. 물론 많은 국내 업체가 비슷한 콘셉트의 세일 이벤트를 비슷한 기간에 우수수 진행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한국에서 쇼핑하는 것처럼 ‘직구’가 쉬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존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노리고 있는 한국인이 무수히 많다는 얘기다. 


한 호텔 관계자는 각 시장별로 다르게 줬던 객실요금을 점차적으로 통일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 시장에 주는 요금이 중국 시장에 주는 요금이고, 유럽 시장에 주는 요금이 될 거라는 것이다. 굴지의 글로벌 호텔 체인들도 다들 가격 통일에 앞장서고 있다. 메리어트, 아코르 등은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을 도입해 그룹사 시스템을 통해 전세계에 같은 요금을 내보내는 체계를 확립 중이다. 우선 개별 고객에게 뿌려지는 요금에 한해 진행되지만 결과적으로 그룹 요금 또한 대리점 차별 없이 통일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요금이 통일되면 결국 승부는 마케팅에서 갈릴 수 밖에 없고, 마케팅을 잘 하는 회사가 살아남게 된다. 참신한 기획과 아이디어로 대박을 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마케팅에 총알을 많이 투입할 수 있는 대형 업체가 시작부터 유리할 수밖에 없다. 출발선이 다르니 경쟁력을 만들기는 갈수록 험난하기만 하다. 한 취재원은 호텔들의 이런 가격정책을 보고 “우리나라 여행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정도의 영향력마저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호텔 분야는 이미 해외 OTA에게 넘어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자조하는 목소리도 많지만 그나마 남아 있는 항공이나 단품이라고 사정이 나은 건 아니다. 


블랙프라이데이라고 쇼핑몰을 뒤지다 화들짝 놀랐다. 아마존 가격이 같이 떴으면 어쩔 뻔 했나 하고. 똑같은 상품인데 가격은 낮고, 심지어 다루는 상품군은 얼마나 많던가. 시간이 갈수록 한국 여행사의 밥그릇 지키기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작은 충격에도 깨질 듯 위태로운 상황인데, 옆에서는 외려 전면전을 부추기기까지 하니 서럽기까지 하다. 

 

차민경 기자 cham@traveltimes.co.kr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