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주 기자
김선주 기자

 

보물섬투어가 11월12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경영위기설과 모 상장사의 인수추진설 등이 꾸준히 나돌더니 결국 제도적 구제장치에 손을 벌렸다. 법원이 회생절차를 개시할지 기각할지 알 수 없지만, 법원의 판단이 설 때까지 보물섬투어는 채무변제 압박 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동안 잠자코 있었던 보물섬투어도 21일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에도 투어일정 등 여객서비스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소비자 불이익은 전혀 없을 것이므로, 회생 신청 기업이라는 멍에가 기업을 또 한 번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이 일어나지 않기를 호소한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재기의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를 비쳤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된 것은 단순히 ‘업계 불황으로 인한 경쟁심화와 이로 인한 마케팅 비용 과다지출’로 돌렸다. ‘임직원 모두 한 뜻이 되어 회사 정상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도 안심시켰다. 한마디로 업계 상황 탓에 경영난을 겪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소비자 피해도 없을 테니 걱정 말고 이용해달라는 얘기였다.      


소비자를 가장해 너희를 이용해도 괜찮은 것이냐 물었더니, 외부 투자유치도 논의 중이고, 최악의 경우 도산한다고 하더라도 수 억 원 짜리 보험에 가입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아무 피해를 보지 않는다고 상담직원이 답했다. 망가진 내 여행은 어떻게 보상할 것이냐 또 묻고 싶었지만 일개 평직원이 무슨 죄일까 싶어 그만뒀다.


소비자 입장에서 기업회생절차 신청과 임직원의 정상화 노력만 믿고 보물섬투어를 이용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고 의심스러운 부분도 많다. 확인할 길도 막막하다. 법인등기부 등본을 확인해보니 대표이사도 11월1일부로 교체된 상태였다. 이 모든 상황을 이끌고 책임져야 할 대표이사가 이런 중대한 시점에 소리 소문 없이 바뀌다니, 그리고 새 대표이사 체제에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다니, 도대체 무슨 꿍꿍이란 말인가! 아마 보물섬투어 인수를 추진하는 측의 작품이겠지만, 이렇게 비밀스러워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믿어달라고 무작정 호소할 일이 아니다.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투명하게 알리는 게 우선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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