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사의 It’s IT] 사피엔스의 여행방식
[양박사의 It’s IT] 사피엔스의 여행방식
  • 양박사
  • 승인 2018.12.0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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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박사
IT Travel 칼럼니스트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지금으로부터 약 10만년 전 처음으로 아프리카를 벗어나 유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호모 사피엔스의 이동은 유럽을 넘어 아시아까지 이어졌고 이후 몇 만년이 지나서는 지금의 호주까지 이르게 됐다. 이동 중 특정 지역에서는 정착 생활을 하기도해 수 천년에서 수 만년 동안 병목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인간의 이동은 결과적으로 한 번도 끊긴 적이 없었다. 육지의 끝에서 강을 만나면 뗏목을 만들었고 바다가 나타나면 배를 만들어 길을 이어갔다. 수 만년 동안 축적된 경험에서 비롯되었을 미지의 세계로 뻗어가고자 하는 이들의 욕구는 이동 수단을 발전시켜나갔고 그 무엇도 어떤 곳에 이르고자 하는 인간의 발걸음을 묶어둘 수는 없었다.


요즘 항공 및 여행 업계의 방향성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현대 사피엔스의 끝없는 갈망을 충족시키는 데 그 초점이 있는 듯하다. 항공사들은 인간이 이동할 수 있는 목적지의 다양화를 위해 끊임없는 시도를 이어왔다. 항공사간 인터라인 계약, 코드쉐어, 얼라이언스를 넘어 조인트 벤처에 이르기까지 네트워크 극대화를 위한 노력들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항공사간의 네트워크 강화는 어떤 항공사를 선택하는지와 상관없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길, 즉 여정을 제공한다. 과거 포인트와 포인트를 이으면 충분하다고 말하던 LCC들 역시 최근 LCC간의 네트워크를 잇는 동맹체인 밸류 얼라이언스(Value Alliance) 와 U-Fly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하나의 길을 만들어 가는 데 힘쓰고 있다.


여행산업의 IT 방향성도 역시 비슷한 맥락 속에 있다. 온라인 여행사들은 여러 항공 여정의 조합을 통해 여행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들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항공권 유통 시스템인 GDS에서 제작된 여정뿐만 아니라 API로 연결되는 항공사와의 조합까지 고려함으로써 수많은 항공 여정의 경우의 수를 만들어 낸다. 게다가 이제 온라인 여행사들은 해외의 작은 지역 항공사가 운영하는 단거리 노선의 여정까지 결합함으로써, 세상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새로운 길들을 열어가고 있다. 새롭고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한 여행의 길을 잇는 노력은 이제 항공사와 여행사만의 작업은 아니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여정들이 인터넷 웹을 통해 디지털화 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누구든 새로운 여정을 이룰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앞으로 온라인상의 항공 여정들은 다른 다양한 운송수단과 결합하여 무한한 확장성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얼마 전 차량공유 회사인 우버(Uber)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 CEO는 ‘Recode’라는 IT전문 뉴스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버의 장기 전략을 ‘운송수단의 아마존’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버의 주 비지니스인 자동차뿐만 아니라 비행기, 버스, 열차, 헬리콥터 등 모든 운송수단을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즉 한 여행자가 자기 집 대문을 나서서 목적지의 호텔에 도착하기까지 발생하는 모든 여정을 우버에서 하나의 여정으로 구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홍콩으로 여행을 가는 고객이 목적지에 빠른 시간 안에 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 내 집에서 공항까지 가는 교통체증이 없는 최적의 루트와 교통수단, 서울-홍콩까지 직항 항공권과 홍콩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헬리콥터, 헬리콥터 도착장에서 호텔까지의 최적의 교통수단을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변화의 방향성들이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세지는 무엇일까. 4만5,000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호주까지 거침없이 이동했던 것처럼 궁극적으로 이제 인간들이 이 지구상에서 가지 못하는 곳은 없다. 과거 역사를 통해 보듯 인간은 이념에서 비롯된 물리적 한계성을 궁극적으로는 무너뜨렸고 현재 남과 북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도 우리는 길을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미래에 서울을 출발해 프랑스 파리를 가는 자신을 상상해 보라. 작은 휴대폰 화면에는 파리로 가는 기차, 비행기, 크루즈 등 가능한 모든 이동 수단이 보인다. 서울역에서 초고속 기차를 탄 나는 파리 시내에 내린 후 전동 스쿠터를 타고 센강을 건너 호텔에 도착한다. 예전의 호모 사피엔스들이 작은 횃불 하나를 들고 아프리카에서 호주까지 이동했다면 지금의 우리는 모바일 폰을 손에 들고 가지 못할 곳이 없다. 
 

양박사
IT Travel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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