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주 패키지 여행시장에는 명암이 갈렸다. 
미국·캐나다의 패키지 수요는 뚝 떨어진 반면 
남미 여행 시장의 지표는 호기로웠다. 
미주 패키지 시장의 성적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미주 노선에 취항한 항공사의 탑승률은 85% 이상을 기록할 만큼 호조를 이어갔다.반면 여행사들의 패키지 모객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미주 노선에 취항한 항공사의 탑승률은 85% 이상을 기록할 만큼 호조를 이어갔다.반면 여행사들의 패키지 모객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남미의 선방으로 한숨 돌린 미주 


미국·캐나다가 자유여행 목적지로 입지를 넓힌 반면 패키지 여행시장의 수요는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올해 미국, 캐나다를 방문한 한국인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내 여행사들의 모객 규모는 이보다 더 감소했다는 분위기다.  


특히 미 본토 패키지 여행시장의 몸살이 두드러졌다. 국내 주요 여행사의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미주 지역 모객 현황<표1>을 살펴보면 홀세일 여행사와 직판 여행사의 명암은 극명하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미주 지역 모객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평균 -6.5%, -21.7% 감소한 데 반해 노랑풍선과 참좋은여행은 각각 7.4%, 7%로 소폭 늘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올해 남미 패키지 여행시장이 선방한 결과라는 데에 모두 입을 모았다. 참좋은여행은 “10월까지 미주 지역 모객은 전년대비 7% 증가했는데, 이는 미 본토 모객이 감소했음에도 중남미 모객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상승할 수 있었다”며 “올해 연말까지 전년 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A직판 여행사도 “중남미 모객이 호조를 띄어 전체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고 전했다. 


미주 패키지 여행의 침체는 항공사도 체감한다. B미국 항공사 관계자는 “여행사들은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사실 올해 항공사의 평균 탑승률은 90%를 웃돌았다”며 “그룹 항공권보다 개별(Individual) 항공권의 판매가 월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항공사가 운영하는 노선은 상용보다 레저 수요가 높아 패키지 여행 시장의 감소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실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미국, 캐나다, 멕시코 지역의 항공사 탑승률<표2,3>을 살펴보면 미국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들의 평균 탑승률은 85.1%로 전년 대비 3.6%p, 캐나다의 경우 1.5%p 증가해 86.6%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신규 취항한 아에로멕시코의 올해 평균 탑승률은 74.8%를 기록했다. 


●변화에 적응 못한 획일화된 상품


미국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미국을 방문한 한국인수는 72만9,795명(+0.9%)으로 연말까지 약 233만5,000여명(+0%)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한다. 캐나다관광청도 1박 이상 체류한 한국인 기준 지난해와 비슷한 28만명을 기대하고 있다. 결국 절대적인 방문객 수는 동일한데 항공사들의 평균 탑승률과 중남미 여행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여행사를 이용하는 미국·캐나다 패키지 여행객의 감소세를 읽을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자유여행객의 증가다. C관계자에 따르면 “캐나다의 경우 드라마 <도깨비> 열풍으로 퀘벡시티를 친근하고도 꼭 가보고 싶은 도시로 이미지 굳히기에 성공했고,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앤젤레스는 한 달 살아보기와 같은 도시로 인기를 모았다”며 “하다못해 미서부 캐년 투어도 캠핑카 투어를 별도로 예약하거나 렌터카를 이용하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렌터카 여행도 활발하다. D렌터카는 올해 미국?캐나다 렌터카 예약 수요가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주요 연령대가 30~40대라는 점을 미루어보아 앞으로도 패키지보다 자유여행 스타일을 선호할 가능성도 높다. 


업계는 미국·캐나다 상품의 획일성도 비판했다. 다양한 상품 개발에 대한 노력이나 시도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아직 유럽에 비해 비슷한 동선과 도시, 패턴 등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E관계자는 “미국이나 캐나다는 면적이 광활한 만큼 개별적으로 다녀오기 어려운 곳이나 숙소, 액티비티 등 콘텐츠가 다양하다”며 “여행사만이 공급할 수 있는 프로덕트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남미 패키지 시장에는 올해 다이내믹한 변화가 불었다. 다개국 방문의 10~20일 이상의 긴 일정 중심이었던 남미 패키지 상품은 2~3개국 또는 단독 목적지로 콤팩트해졌다. 연합 상품 위주에서 자사의 색을 입힌 대표 상품을 선봬 이제는 소비자들이 비교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팍스투어 김영아 대표는 “올해 홈쇼핑에서도 남미 패키지 상품을 다수 볼 수 있었다”며 “미주항공사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에미레이트항공까지 두바이+중남미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항공 패턴을 입힌 상품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1월에는 최초의 쿠바 단독 연합 상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미국·캐나다 방문객수 정체
남미서는 ‘활개’


미국관광청은 올해 연말까지 지난해와 동일한 약 233만5,000여명의 한국인이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중 한국인이 많이 찾는 괌·사이판·하와이 관광청이 예상하는 올해 한국인 방문객 수 각각 75만명, 27만명, 26만명을 제외하면 약 105만5,000명으로 압축된다. 미국관광청은 향후 2023년까지 한국인 방문객수는 평균 3~5% 늘어 278만6,000여명이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017년의 방문객수가 2016년 대비 17.2% 성장한 데에 비해 소극적인 수치다. 참고로 대부분 국내 여행사의 전체 송출 인원 중 미주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3% 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와이도 올해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하와이관광청은 올해 한국인 방문객수는 약 26만명으로 전년대비 -1%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아직까지 패키지(에어텔 포함) 여행객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올해 6월 화산 폭발의 영향 이후로는 패키지 여행객들은 감소를 보인 반면 자유여행으로 방문하는 수요는 건재하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의 경우 1박 이상 체류한 입국자 기준으로 올해 한국인 수는 28만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캐나다관광청에 따르면 25~34세 사이의 젊은 자유여행객은 전체의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성장률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지난해 아에로멕시코 신규 취항 이후 멕시코를 비롯한 페루 등 남미 지역은 활기차다. 멕시코는 올해 7월까지 한국인 여행객 5만명(+26%)을 유치하면서 총 9만명까지 바라보고 있는 상태다. 멕시코와 인접한 페루도 올해 4월까지 한국인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38% 증가해 1만4,576명을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3만5,000명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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