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는 엄연히 선관위와 사무처가 있음에도 자체 규정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채 선거를 치르고 혼선을 야기한 KTA의 무능과 나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소수의 대의원 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는 KTA 선거 특성상 1표차 승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TA는 바로 직전 회장 선거인 2015년 대의원총회에서도 1표차 승부에 재투표까지 가는 데자뷔 같은 상황을 경험한 바 있다. 


11월24일에 개최된 당시 선거는 김홍주 후보와 양무승 후보간 양자대결로 치러졌다. 대의원 50명이 모두 참석한 1차 투표 결과 양 후보 25표, 김 후보 24표, 무효 1표로 양 후보가 김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당선기준인 ‘과반 득표’의 정관 해석을 두고 이견이 나왔다. 총회장에서는 무효표 1표를 제외한 49표를 기준으로 해 25표부터 과반수로 봐야하는지, 무효표도 포함해 50표를 기준으로 26표부터 과반수로 봐야하는지 논란이 일었고 선거관리위원회의 자문을 받는 등 우여곡절 끝에 재투표를 진행했다. 


재투표 결과 김홍주 후보가 27표를 얻어 23표에 그친 양무승 후보를 제치고 26대 회장에 당선됐고 허술한 규정과 엉성한 진행은 당시에도 큰 지탄을 받았다. 당시 총회에 참석했던 한 대의원은 “선거과정이 마치 초등생 학급회장 뽑는 것만도 못한 것 같아서 자괴감이 들었다”며 “한국 관광산업을 대표하는 인물을 선출한다는 선거치고는 규정도 너무 허술하고 체계도 전혀 없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하지만 KTA는 3년간 달라진 것도 준비한 것도 없었다. 


김기남 기자 gab@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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