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까지 급성장했던 한국 여행산업은 2018년에는 주춤거렸다. 출국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가운데 한정된 여행수요를 둘러싼 경쟁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2018년 여행업계의 주요 이슈를 짚었다. <편집자주>

●아웃바운드 기세 한풀 꺾여
  
한국인 출국자 수 성장세는 그 기세가 꺾였다. 2017년에는 전년대비 18.4% 많은 2,649만6,447명이 출국해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2018년에도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그 폭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1~10월 출국자 수는 2,390만4,894명으로 전년동기대비 9.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두 자릿수 성장률에서 한 자릿수 성장률로 가라앉은 것이다. 


한국인 최대 여행목적지인 일본의 부진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태풍과 호우,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잇따르면서 한국인의 일본여행도 위축됐다. 일본 방문 한국인 수는 7월 26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5.6%)으로 전환됐다. 이후 10월까지 4개월 연속 뒷걸음질 했다. 급기야 한국인 전체 내국인 출국자 수도 9월에는 마이너스(-0.5%)로 돌아섰다. 2012년 1월 이후 무려 80개월 만이다.


●더 거세진 OTA의 공습

 
온라인·모바일·디지털 기반의 국내외 플랫폼 및 OTA는 2018년에도 공격적이었다. 한국 최대 온라인 포털 네이버(Naver)는 항공권 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여행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네이버에 이은 대표적 포털인 다음카카오(Kakao)도 항공권 비교검색 서비스를 시작해 여행사들을 긴장시켰다. 해외 현지 거주자를 가이드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주력으로 했던 마이리얼트립도 항공권 판매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글로벌 OTA의 공세도 컸다. 특히 호텔과 항공권 중심에서 이제는 단품상품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클룩(KLOOK)과 KKday, 비마이게스트 등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단품 OTA들이 한국 OTA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트립닷컴도 액티비티 단품 판매에 나서는 등 단품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홈쇼핑 부메랑…여행사 폐업 도미노


여행상품 판매 채널로 TV홈쇼핑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도 홈쇼핑 방송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인기 방송국과 시간대의 경우 한 편당 5,000만원을 훌쩍 넘길 정도로 비용은 매년 상승하지만 상품 예약실적 등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여행사들의 회의감도 커졌다. 홈쇼핑을 줄이고 소셜커머스 같은 새로운 채널을 활용하려는 시도도 자연스레 생겨났다. 하지만 홈쇼핑은 여전히 여행사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판매채널로서 자리를 유지했다. 


비용이 부담스럽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홈쇼핑에 매달리면서 부작용도 피할 수 없었다. 홈쇼핑 의존도가 높았던 여행사들이 줄줄이 도산했다. 중견 패키지 여행사인 e온누리여행사가 도산한 데 이어 더좋은여행도 문을 닫았다. 아웃바운드 여행경기가 신통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외 OTA의 공세까지 더해지면서 전통 방식의 토종여행사들의 경영난이 가중된 결과이기도 하다. 역시 중견 패키지 여행사인 보물섬투어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11월 중순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30여년 역사를 지닌 항공권 판매 전문여행사 탑항공도 한국 여행업계에 충격을 안기고 문을 닫았다. 이외에도 허니문베이와 투어문 등 중소 여행사들의 폐업이 잇따르면서 우울한 분위기를 더했다.
    

●PCIDSS부터 NewGenISS까지 


BSP여행사들에게도 숨 가쁜 한 해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모든 BSP여행사에게 ‘신용카드 보안표준(PCIDSS, Payment Card Industry Data Security Standard)’ 인증을 의무화했다. 항공권 신용카드 결제 과정상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인데, 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BSP여행사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IATA의 차세대 정산시스템(NewGenISS, New Generation of IATA Settlement System)도 9월 한국시장에 적용됐다. BSP대리점 종류를 새롭게 개편하는 게 골자였는데, 일부 내용에 대해 여행사들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IATA가 새로 도입한 NDC(New Distribution Capabiliyt)도 화두였다. 항공권 판매 과정에서 항공사와 여행사를 직접 연결해주는 시스템으로, GDS 기반의 현 BSP 제도를 보완할 미래형 채널이다.  


여행사들이 IATA 및 항공사에 끌려 다니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는 10월 IATA의 대리점관리규정(PSAA)이 약관법에 위반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약관 여부를 심사해 줄 것을 청구했다. PSAA는 항공사와 여행사 간 대리점 계약 체결시 적용되는 규정인데, 항공사 이익 위주의 불공정 규정이라는 게 KATA의 판단이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천공항 T2 시대…신생 LCC에 관심 


인천국제공항이 복수 여객터미널 시대를 맞이했다. 1월18일 제2여객터미널(T2)이 공식 개장했다. 스카이팀 회원사인 대한항공·에어프랑스·델타항공·KLM네덜란드항공 4개 항공사가 우선 T2로 이전했고, 10월말부터는 아에로멕시코 등 스카이팀 7개 항공사도 추가 합류했다. T2의 여객분담률도 31%로 상승했다. 스카이팀 동맹 항공사간의 협력관계도 한층 상승했다. 대표적인 예는 5월1일 출범한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JV)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올해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특히 신규 LCC 탄생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2017년에는 국토교통부가 신규 면허 발급을 모두 거부했지만 기존 항공사의 이익만 보호한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추가 허가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월12일 현재, 에어프레미아(Air Premia), 플라이강원(Fly Gangwon), 에어로케이(Aero-K) 등이 새롭게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 발급을 신청했다. 


LCC는 지방공항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인천국제공항과 부산국제공항 등의 슬롯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LCC들이 적극적으로 지방 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다. 덕분에 광주(무안공항)와 대구 등 기존에는 한산했던 지방공항들도 정기편과 전세기로 북적거리게 됐다.


●중국 인바운드 언제 정상화되나?


2017년 3월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여행을 금지하면서 시작된 중국 인바운드 부문의 침체국면은 2018년에도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3월부터 전년동월대비 플러스 성장을 회복했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일 뿐이다. 중국의 한국여행 금지 조치가 없었던 2016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장 정상화를 기대했던 중국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들은 물론 2년 만에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치 전담여행사’를 새로 지정하며 시장 회복을 꾀했던 정부의 실망감도 컸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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