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NHN엔터에 인수, 11월 기업결합신고 마쳐
상용까지 영역 확대, NHN 본사에도 직원 파견
복지 정책 정리 수순, “2019년은 보수적으로”

여행박사가 지난 9월28일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에 인수됐다. 2014년 옐로모바일과의 합병 이후 2017년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등 지난한 여정이 마무리 된 것이다. NHN 인수 후 약 두 달이 지난 12월7일 여행박사 황주영 대표를 만났다. <편집자주>

여행박사 황주영 대표는 “복지나 색깔이 회사를 먹여살리는 것은 아니었다”며 “기반이 탄탄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여행박사 황주영 대표는 “복지나 색깔이 회사를 먹여살리는 것은 아니었다”며 “기반이 탄탄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

 

-법적 절차는 마무리 됐나


그렇다. 9월28일부로 도장을 찍고 11월 달에 기업결합신고를 마쳤다. 내부적인 시스템 정비를 위해서 9월부터 NHN의 파견직원이 여행박사에 근무하고 있다. 현재 상황과 개선 방향 등을 두고 차근차근 정비해 나가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각 팀별로 할 일이 많아졌다. 예전과 달라져서 힘들어진 부분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점을 확인하고, 정리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직원들이 ‘힘들지만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라는 의식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개최했던 팀장 워크숍에서는 인수 결정을 두고 ‘잘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인수 배경은


여행박사는 이미 여러번 M&A된 이력이 있다. 2014년 옐로모바일에 인수된 것이 처음이다. 시작은 좋았으나, 점점 모회사가 부실해지면서 갈등이 깊어졌다. 여행박사가 적극적으로 다른 회사로 매각되는 것을 준비한 까닭이다. 2017년 사모펀드에 넘어가면서 옐로모바일과 헤어지게 됐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사모펀드는 개별 기업의 성장보다는 사고파는 일에 집중한다. 더 높은 가격에 되파는 게 목적이다 보니 여행박사가 바라는 미래상과 다른 부분이 있었다. 여기에 2018년 여행 경기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았고, 인원 감축을 고려하는 등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었다. 매각을 조건으로 하는 곳이 아닌, 여행박사의 잠재력을 키워주고 성장시켜줄 수 있는 안정적인 회사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된 것이다.


-난항도 많았겠다


여러 투자회사와 여러 건의 M&A 이야기가 오갔다. 거의 M&A 직전까지 갔다가 틀어진 경우도 있었다. 2018년에 들어서면서 비용 지출은 많은데 매출이 떨어지면서 회사 사정이 어려운 상태였다.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4~5월 경에는 이미 정원(340여명)에서 100여명 정도의 인원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몇 건의 M&A가 불발되면서 조직 슬림화는 더 불가피한 일로 여겨질 정도였다. 어려운 상황에서 NHN과 투자 및 인수 이야기가 급물살을 탔고, 최종적으로 인수가 결정됐다. 


-권고사직이 큰 이슈가 됐다


NHN에 인수됐고 이 때문에 권고사직이 진행됐다는 오해가 있다. 실질적으로는 앞서 얘기한 것처럼 올해 초부터 조직슬림화에 대해 논의해왔다. 오히려 인수가 결정되면서 감축 규모가 축소됐다. 실제 권고사직을 받아 사직한 인원은 약 10명 정도로 전체 인원의 5% 정도이고, 그외에 자연발생적인 퇴사가 몇건 더 있었다. 최종적으로 기존 340명에서 300명이 됐다. 


-이후 조직 등 내부 정비는


인원 조정은 마무리 됐고, 적자가 심했던 포항지사를 정리했다. 여러 지난한 과정을 겪으면서 겉으로 보이는 복지나 색깔이 직원과 회사를 먹여살리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기존 여행박사의 복지와 문화를 유지해나가지 못할 수도 있다. 직원이 원하는게 복지인지, 아니면 위기없는 탄탄한 회사인지 고민한 결과다. 복지 시스템이 잘 돌아가려면 회사의 구조가 우선 탄탄해야 하지 않겠나. 직원들이 회사를 다니고 싶은데 회사에 문제가 있어서 다니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고 싶다. 금요일에 3시 퇴근하는 라운지데이 등 몇가지 복지 정책을 제외한 그 외의 복지는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앞으로의 계획은


3년 안 IPO를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상장을 통해 직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NHN의 상용 서비스도 준비해나가고 있다. 12월3일부터 NHN 본사에 직원을 파견해 상용여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NHN 본사의 상용 서비스부터 조금씩 시작하고, 향후 NHN의 계열사와 자회사, 관계사 등으로 서비스 영역이 넓어질 것이다. 기존 패키지에서 상용 서비스를 더해 둘 다 할 수 있는 여행사로, 보다 사업 영역을 키우려고 한다. 물론 상용 부분은 기존 여행박사에서 해오던 것이 아니라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기간 교육과 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상용은 특수성이 있어 전문 인력이 특히 필요한 부분이기도 해서, 조직 구성도 신중하게 하려고 한다. 2019년에는 무작정 속도를 내는 것보다 안정적인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연합 상품에 대해 다른 여행사와 협력할 수 있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 여행사 한 곳과 손을 잡고 항공사에서 좌석을 받아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여러 여행사가 함께 진행하는 연합과 달리 두 회사만 연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다 책임감을 가질 수 있고, 그만큼 유연하게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행 시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나


내년에도 여행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여행사는 계속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겠지만, 그에 미달하는 여행사는 계속 힘들어질 것이다. 올해 여러 여행사가 폐업했든 앞으로 비슷한 위기상황이 계속 발생하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경쟁하기보다 공생하는 관계가 필요할 것이다.  

 

차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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